대통령 관저 선정→예산 전용→금품→감사 무마 규명
원희룡 조사에도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확인 실패
반란죄 내부 이견…종료 전 조사했으나 지휘부 미보고
권창영 "1차 평가 법원…최종으로 국민·역사가 할 것"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이 180일 동안 수사를 진행해 58명을 기소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에서는 권력 정점부터 감사 무마까지 범죄 구조를 규명한 반면 내란과 수사 무마 관련 핵심 사건은 미완으로 남았다.
특검은 수사 기간 총 152건을 접수해 126건을 처리했다고 24일 밝혔다. 특검은 7명을 구속 기소하고, 법인 1곳을 포함한 5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마무리하지 못한 46건과 피의자 150명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넘겼다.
진을종 특별검사보가 담당한 관저 이전 의혹은 가장 성과가 뚜렷했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관저 공사를 제안하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게 업체 선정을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두 사람을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등 공범으로 기소했다.
김 여사 요구가 반영되면서 공사비가 당초 예산 14억원에서 41억원으로 늘었고, 대통령실이 행정안전부 예산을 불법 전용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대통령실 김대기 전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을 구속 기소했다. 21그램 측의 디올 의류 제공과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의 감사 무마 의혹까지 업체 선정에서 예산 전용, 금품 제공, 감사 무마로 이어지는 구조를 밝혀냈다.
하지만 특검법 개정으로 수사 기간을 180일까지 늘리고도 '노상원 수첩'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통일교 원정 도박 수사 무마 의혹 등을 매듭짓지 못했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서는 폭발물과 독극물을 이용한 주요 인사 살해 구상과 감금시설 준비 정황이 확인됐다. 특검은 연평도와 오음리 일대 시설을 현장 검증했지만 핵심 피의자들의 진술 거부와 시간 부족을 이유로 국수본에 사건을 이첩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조사하고, 11차례 압수수색을 벌이고도 윗선 개입 여부를 밝히지 못했다. 통일교 사건도 12차례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를 거쳤지만 경찰 수뇌부 개입 여부를 규명하지 못했다.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대북 송금 수사 개입 의혹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했다. 특검은 대통령실의 개입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지만 법원이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압수수색영장을 두 차례 기각해 주요 피의자 조사에 실패했다.
구속영장이 잇달아 기각된 점도 부담이다.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 등에 대한 영장이 혐의 소명 부족이나 법적 다툼 여지를 이유로 기각됐다. 특검은 이들을 불구속 기소해 본안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기소권 행사를 놓고 법왜곡죄 고발 논란도 불거졌다.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적용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성립하기 어렵다며 권 특검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의원 4명에 대한 기소를 "정치적·표적 기소"로 규정하고 고발 방침을 밝혔다.
군형법상 반란 혐의를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하는 과정에서는 내부 이견이 드러났다. 권창영 특별검사는 위헌적인 군 통수권 행사는 무효이므로 반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봤지만 김정민 특검보는 기존 판례에 따라 성립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었다고 밝혔다. 특검은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이 동일한 사실을 이미 기소해 별도의 공소권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수사 종료 직전 확보한 '계엄군 지휘망 우회' 자료가 충분히 검토됐는지를 두고도 의문이 남는다.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제보자 김현석씨는 지난 22일 특검에서 약 4시간 동안 영상 녹화 조사를 받으며 조서를 작성했다. 정규 지휘체계 이탈과 반란죄 적용 가능성을 진술하고 계엄군 이동 자료도 제출했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한 김 특검보는 해당 조사에 관해 "보고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반란 혐의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가운데 조서 검토 결과와 자료에 대한 국수본·국방부 전달 여부도 제시되지 않았다.
공소 유지 인력 구성도 끝나지 않았다. 특검은 결과 발표 당일까지 변호사 면접을 진행했고 파견검사 정원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수사팀과 다른 인력이 재판을 맡을 수 있어 기록 인계와 공소 유지의 연속성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
권창영 특검은 "특검에 대한 1차 평가는 법원이 하고, 최종적으로 국민과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저 이전 의혹에서는 범죄 구조를 규명했지만 다른 사건에서는 미완결 수사와 법리 논란을 남겼다. 58명 기소라는 최종 성적표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