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오세훈 이번주 재회…'용산공원 평행선' 속 주변부지서 접점 찾나  

  • 金 "제한적 활용" vs 吳 "1㎝도 양보 못해"

  • 캠프킴·국군재정관리단 등 대안 부상

  • 용적률·국제업무지구도 협상 테이블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 협의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 협의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주 다시 만나 서울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에는 공원 주변 국·공유지와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을 놓고 접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시가 대안으로 제시한 캠프킴 등 용산공원 주변 산재부지가 절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번주 중 다시 회동해 용산공원을 비롯한 서울 주택공급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회동 날짜는 조율 중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20일 약 1시간 동안 만났지만 핵심 쟁점인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공급 문제를 놓고 입장차만 확인했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훼손됐거나 기존 건축물이 들어선 일부 부지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구를 위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당시 회동 뒤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으로 청년,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에 공급하기 위한 숙의와 논의 과정, 법을 바꾸는 것에 대한 태도와 생각이 쟁점”이라며 “(오 시장과의) 견해차가 분명했다. 오 시장은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나는 찬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교숙소 등 이미 주거시설로 활용된 공간을 사례로 들며 “용산공원을 잘 지키는 것과 청년·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양립 불가능하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도 내놨다.
 
반면 오 시장은 용산공원 본체를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에도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1㎝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부가 ‘훼손된 부지’라고 표현하는 곳 역시 장기적으로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공원 예정지’라는 것이 서울시 논리다.
 
◆‘공원 밖’으로 눈 돌리나…캠프킴 등 대안 부상
 
이번 두 번째 회동에서는 용산공원 본체보다는 주변 부지에서 먼저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울시가 대안으로 제시한 대표적인 곳은 용산공원 주변 산재부지다. 용산공원 주변에는 캠프킴과 미군 수송부 등 약 18만㎡ 규모의 산재부지가 있다. 용산공원 본체와 달리 주거·상업·업무시설을 복합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곳들이 포함돼 있다.
 
가장 사업이 구체화된 곳은 캠프킴이다. 정부는 올해 1·29 공급대책을 통해 이곳에 25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캠프킴은 2020년 미군으로부터 반환됐지만 토양오염 정화와 문화재 조사 등을 거치면서 현재 2029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 밖에도 이태원 국군재정관리단 부지 약 3만3000㎡, 외교부 주차장 약 4000㎡, 후암동 한국은행 숙소 약 4300㎡ 등을 추가 주택공급 후보지로 제안한 상태다.
 
용산공원 본체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서울 도심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하자는 것이다.
 
다만 이들 부지만으로 정부가 기대하는 대규모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일부 산재부지는 이미 매각됐거나 다른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고, 개별 부지 규모도 용산공원 본체보다 작다.
 
정부가 용산공원 일부 활용 가능성을 완전히 접지 않는 이유다. 국토부는 아직 구체적인 주택건설 부지나 공급 물량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며 향후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숙의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토론회나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주택공급 필요성과 공원 보존 가치를 함께 논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용산만 아니다…용적률·국제업무지구까지 ‘패키지 협상’
 
이번 만남에서는 용산공원 뿐만 아니라 용산 국제업무지구, 민간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규제 등 패키지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서울시는 용적률 규제를 추가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공공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지만 서울 내 실제 공급 속도를 높이려면 민간 정비사업에도 비슷한 수준의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장관도 지난 회동에서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에 대해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용산공원 주변 부지 등 서울시가 수용할 수 있는 공급 방안을 받아들이고, 서울시가 요구하는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정부가 일정 부분 호응하는 식의 절충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규모도 풀어야 할 과제다. 정부는 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업무·국제기능 훼손 등을 이유로 8000가구 수준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단순히 ‘용산공원에 집을 짓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서울 주택공급의 실질적인 접점을 찾는 협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로서도 서울시와의 협력이 절실하고, 서울시도 정부의 지원 없이 국·공유지 개발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며 “양측이 용산공원을 두고 입장차를 유지하더라도 다른 공급 방안에서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