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번 주 與·재계 연쇄 회동…올 하반기 국정운영 속도 높인다

  • 민주당 이어 재계까지 소통 전선 확대

  • 최태원 이어 정의선·이재용 회동 조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주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소속 의원, 주요 그룹 총수들을 잇달아 만나 정치권과 경제계를 아우르는 전방위 소통 행보에 나선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정·청의 입법·예산 공조를 다지는 동시에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정부 지원 방안을 점검할 전망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과 주요 당직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다.
 
이어 28일에는 민주당 의원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갖는다. 당 지도부뿐 아니라 소속 의원 전체로 소통 범위를 넓혀 정부 정책과 입법 과제에 대한 의견을 직접 청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번 일정은 이 대통령이 지난 19일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김 대표와 정청래·송영길 후보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진 데 이은 후속 행보다.
 
이 대통령은 앞선 만찬에서 당과 정부, 청와대를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운명공동체’이자 ‘국정 동반자’로 규정했다. 이번 연쇄 회동에서는 당내 통합을 넘어 실질적인 국정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논의할 정책 의제는 이날 김 대표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윤곽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협의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공급 확대와 내년도 세제개편 방향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축소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은 전·월세시장에 미칠 영향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대표는 “최종 결과를 내기 전까지 건강한 긴장감을 잊지 않고 정부와 치열하게 토론하겠다”며 정부와의 일체감을 유지하되 민심을 반영하는 집권당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도권 주택 공급과 관련해 “언제, 어디서, 얼마만큼 공급되는지 명확한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며 지역 사정에 밝은 여당 지역위원장과 지방자치단체장이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주택 용지를 제안하면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의 오찬에서는 지역별 주택 공급 용지와 인·허가 단축, 재개발·재건축 규제 개선 등 현장 의견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보완 범위 역시 정기국회 법안 제출을 앞두고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민생·경제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핵심 의제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국정과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회의 입법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민주당에 주요 법안의 우선순위 설정과 신속한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 일자리와 AI·첨단산업 지원, 지역 균형성장과 주택 공급 등 정부의 핵심 정책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안 역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대통령은 재계와의 소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비공개 만찬을 가진 데 이어 24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개별적으로 만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청와대는 최 회장과의 만찬에 대해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구광모 LG그룹 회장과의 별도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통령은 재계와의 연쇄 회동을 통해 삼성·SK의 반도체 생산 역량과 현대차의 자율주행·로봇 등 피지컬 AI, LG의 데이터센터 냉각·전장·배터리 사업을 연계하는 ‘AI·반도체 원팀’ 구상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반도체 투자 현장을 직접 점검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조만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광주 군공항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와 군 시설, 활용 가능한 부지 현황을 살펴보고 광주 남구와 나주시 등 인근 지역의 추가 산업용지 확보 가능성도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4일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일정 등을 이유로 연기됐다.
 
이번 방문에서는 현재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된 군공항 부지 250만평뿐 아니라 추가 반도체 팹과 소재·부품·장비 기업, 물류·연구개발 시설을 수용할 연계 부지도 검토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폐수처리 등 기반시설 확충 문제도 함께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 10일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메가 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 인근에 추가 국가산단 후보지를 지정하는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군공항 부지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기씩 모두 4기의 반도체 팹을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