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달러·금에 몰리는 돈…'롤러코스피'에 ETF·마통은 '주춤'

  • 달러예금 750조 달러 육박…골드바·골드뱅킹 관심도

  • 증시 변동에 투자심리 위축…'빚투' 주춤하며 관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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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하락과 증시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 달러예금과 금 관련 상품에는 돈이 쌓이는 반면 상장지수펀드(ETF) 판매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줄면서 은행권에서도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일 기준 전체 달러예금 잔액은 749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5대 은행 합산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5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7월 초 달러당 1556원에 육박했던 환율은 지난 21일 1386.5원에 마감하며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고점 대비 빠르게 낮아지면서 달러를 사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값이 반등하면서 골드바, 골드뱅킹 등 관련 상품 판매액도 늘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829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859억4000만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국민·신한·우리은행 잔액은 20일 기준 1조8107억원으로 7월 말(1조7159억원)보다 948억원 늘었다. 골드뱅킹 잔액은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680.6달러로 지난달 말 대비 15.5% 올랐다. 최근 미국 고용·물가 지표 둔화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하면서 금값이 반등하고 있다.

정기예금에도 돈이 쌓이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0일 기준 998조764억원으로 1000조원에 육박한다. 7월에만 한 달 새 35조5401억원 늘었고 이달 들어서도 13조7665억원 증가했다. '롤러코스피'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자금을 은행에 묶어두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증시 변동에 투자심리는 신중해지는 모습이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수급 변화까지 겹치면서 주가 등락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단기적인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관망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5대 은행의 ETF 판매 규모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4634억원으로 7월 대비 1조9955억원(81%) 감소했다. ETF 판매액이 정점을 찍었던 5월(15조3171억원)과 비교하면 97%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빚투' 수요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20일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180억원으로 7월 말보다 652억원 줄었다. 증시 호황과 함께 △5월 말 41조4482억원 △6월 말 43조2812억원 △7월 말 44조1732억원으로 증가하다가 4개월 만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의 투자 문의를 보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금성 자산이나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환율과 금값, 주가 흐름을 함께 살피면서 투자 시점을 조절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