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겨냥하면 역풍…이라크·튀르키예·UAE 압박만으론 한계
전문가 "이란, 경제 압박에 항복보다 군사행동 나설 수도"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날 국영방송에서 "모든 나라에 미국이 벌이는 '경제 전쟁'에 가담하지 말라고 선언한다"며 "경제제재 부과에 참여하는 어떤 국가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전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란의 원유 거래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금융기관과 기업, 정부 등에 대해서도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제3국에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압박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대이란 경제제재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은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하기보다 해상 봉쇄와 금융·무역 제재를 통해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미국이 이란에 실질적인 추가 압박을 가할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을 겨냥할 경우 역풍을 감수해야 하며 이라크·튀르키예·UAE 등의 소규모 기관을 제재하는 것만으로는 이란을 굴복시키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란 경제는 이미 미국의 제재와 해상 봉쇄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미국의 봉쇄로 자국 원유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밝혔다. 원유 수출은 이란 정부의 핵심 수입원이다.
물가 상승과 통화 가치 하락도 가속화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의 물가 상승률은 80%를 웃돌고, 통화 가치는 올 들어 약 30% 하락하며 이란 국민의 구매력은 사실상 증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올해 이란 경제가 6.1%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경기 침체를 기록하게 된다.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이란 내부에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1일 "전쟁은 어느 시점에는 끝나야 한다"고 밝혔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장도 국민 생활과 경제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종전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는 여전히 전쟁 지속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협상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추가 충돌에 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제 압박이 실제 효과를 낼수록 오히려 이란의 군사적 보복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크리스 케네디 블룸버그이코노믹스 경제전략 담당은 "새로운 경제 압박이 실제 효과를 낸다고 하더라도 이란이 항복하기보다는 먼저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며 "미국이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이란도 그대로 따를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미 샤헤드 공격용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이용해 걸프 지역의 미군 기지와 민간 시설을 공격해왔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추가 제재에 대응해 에너지 기반시설 등을 공격하고 국제유가를 끌어올려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부담해야 할 전쟁 비용을 높이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이비드 솅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추가 제재와 해상 봉쇄가 이란의 협상 복귀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제재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은 여전히 자신들에게 협상 지렛대가 있고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