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의 서막] 국채금리 뛰는데 기준금리까지…'금리 상승 악순환' 우려

  • 국고채 금리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전 구간 상승세

  • 한은 기준금리 인상하면 국채 상승 압력 더 커질 듯

  • 기업 자금조달 비용 부담…주담대 금리도 7% 웃돌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고채 금리의 상승 압력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기업과 가계의 조달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기업의 회사채 차환 부담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금융비용이 늘어나면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21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854%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말(3.758%)과 비교하면 9.6bp 상승했다. 1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4.376%, 4.703%로 상승 마감했다. 국고채 금리가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전 구간에서 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3년물은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지표금리다. 27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상승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회사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에 기업의 신용위험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가 더해져 결정된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신용 스프레드가 유지돼도 기업이 실제 부담해야 하는 조달금리는 높아진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인상되면 시장금리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기업의 조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기존에 낮은 금리로 발행한 회사채가 만기를 맞아 차환되는 과정에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과거보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다시 조달해야 하는 만큼 이자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을 중심으로 차환 부담이 커지고, 신규 투자와 운전자금 확보에도 제약이 생기게 된다.

금리 상승의 여파는 가계와 부동산 시장으로도 번질 수 있다. 국고채 등 시장금리 상승은 은행채 조달금리에 영향을 미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자극한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신규 주택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19일 기준 4.73~7.16%로 이미 7%를 웃돌고 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가 지난달 27일 2년 8개월여 만에 최고치(4.531%)를 기록하는 등 금융채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한 영향이다. 21일 기준으로도 4.43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PF 시장 역시 채권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PF 사업장은 차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조달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이 늘어나 사업성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브리지론이나 만기 연장을 앞둔 사업장은 추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차환이나 본PF 전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채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오르면 시장금리가 한 단계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조달금리 상승이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키우고, PF 등 취약 부문에서는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에 경계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