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부과 예정…미국 측 200억 달러와 동일한 규모 전망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협상이 결렬된 이후 22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미국 정부가 200억 달러(약 27조 7000억원) 상당의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가 보복관세를 예고하며 양국 관계가 얼어붙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대미 협상에 선의로 임했지만 미국에서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미국의 새 제안이 캐나다의 주권을 침해한다면서 "진정한 경제 파트너로서 미국의 노력에 한계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절 직후인 다음 달 8일 철강, 유제품, 가전제품 등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관세 규모는 미국이 이번에 부과한 것과 동일한 규모가 될 전망이다.
지난 7월 미국 정부는 자국에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고 캐나다로부터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캐나다산 제품 200억 달러(약 27조 7000억원) 어치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초 지난 21일 밤까지만 해도 진전을 보이던 관세 협상은 자정쯤 전격 결렬됐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당시 캐나다 측에 제시한 조건을 공개했다. 미국 정부는 캐나다산 침엽수 목재에 대한 10% 관세를 폐지하고, 자동차에 부과되는 25% 관세를 인하하겠다고 제안했다. 그 외에도 그리어 대표는 알루미늄 관세를 50%에서 25%로 인하하는 등의 제안을 언급했다.
카니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미국 측이 너무 많은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초 미국의 요구 조건인 미국산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 대한 보복 관세 철폐, 미국산 양주 판매 재개 등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의 요구 조건에 비해 캐나다가 얻을 이익이 적어 협상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그 일례로 카니 총리는 미국 정부의 캐나다산 핵심 광물 독점권을 예로 들었다. 그는 "그들(미국)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너무 적은 것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측의 보복 조치가 발표된 이후 그리어 대표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자체적인 대응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캐나다 측과 새로운 협상을 계획하지는 않는다"면서 "캐나다의 보복 조치에 상응하는 자체적 대응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그리어 대표는 구체적 대응 조치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다.
이번 관세 협상을 두고 카니 총리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지만, 당장 산업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관세 부과 물량은 액수 자체로는 크지만 양국의 무역 규모를 감안하면 캐나다산 물품의 대미 수출액 중 5%에 불과하다. 댄 켈리 캐나다독립기업연맹 회장은 "캐나다 소규모 수출업자의 40%가 이번 관세 조치에 직접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들 업자 중 3분의 1이 매출 50% 이상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밝혔다. 토론토에서 활동하는 규제 전문 변호사인 수브라타 바타차지는 이번 조치가 캐나다 온타리오와 퀘벡 지역에 큰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