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트럼프 정부 '75개국 이민비자 중단' 무효 판단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 연합뉴스]


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75개국을 대상으로 시행한 이민비자 발급 중단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국무부의 조치가 연방 이민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의 재닛 바르가스 판사가 국무부의 이민비자 발급 제한 정책을 무효로 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해당 정책이 국무장관에게 부여된 법적 권한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75개국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행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국무부가 개별 신청자의 상황을 따져 판단하도록 한 기존 이민법의 취지와 달리, 특정 국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비자 발급을 일괄적으로 제한한 점도 문제로 봤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해당 정책을 근거로 내려진 비자 발급 거부 결정도 무효가 됐다. 앞으로 이미 거부된 비자 신청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21일부터 75개국 국민에 대한 이민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국무부는 이들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의 복지제도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당시 조치는 영주권 취득을 위한 이민비자에 적용됐으며 관광·유학 등 비이민비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상국에는 소말리아와 아이티, 이란을 비롯해 러시아, 브라질, 콜롬비아 등이 포함됐다. 요르단과 이집트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명단에 들어갔다.

미국 시민단체와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해당 조치가 국적을 기준으로 이민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불법적인 정책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이민법 체계를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이들은 행정부의 비자 중단 조치로 가족과 생계가 분리되는 등 피해를 본 이민 신청자들에게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