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문 전 부사장 강요미수 혐의 공판
효성家 형제 12년 만에 법정 대면
조 회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부사장의 강요미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만난 것은 2014년 이른바 '효성 형제의 난' 이후 처음이다.
조 회장은 이번 고소·고발이 고(故) 조석래 전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가 둘째 아들을 깨우치게 하려고 이 방법밖에 없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선택한 소송"이라며 "이 방법 외에는 현문이를 뉘우치게 할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라도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많은 가족이 피해를 보는지 모르겠다"며 "아버지 이야기를 명심해서 더 이상 우리 집안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고소·고발의 이유"라고 했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회사 경영권과 관련된 실물 주식을 가져가는 과정에서도 강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생이 가져간 주식은 회사의 경영권과 관련된 주식으로 명의가 어떻게 되든 아버님과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가족의 불문율이었다"며 "전혀 그런 프로세스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주식 관리를 담당하던 재무본부 임원 고동윤 씨를 동생이 겁박해 우리은행 대여금고에 보관하던 주식을 가져갔다고 조 전 명예회장이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회사의 주식을 처분하려면 아버지께 와서 주식을 사달라고 하든가 주식을 가져가라고 하든가 하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우리은행에 내용증명까지 보내면서 주식을 강탈해 갔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부모와 조 전 부사장 사이의 갈등이 극심해졌던 당시 상황도 언급했다. 조 회장은 2015년 3월 8일 조 전 부사장이 조 전 명예회장의 자택을 방문했을 당시 응접실 문을 잠그고 비서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뒤 부모에게 심한 욕설과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이 어머니에 대해 "독사 같은 어머니 몸에서 나온 것을 후회한다", "지옥에 떨어뜨려서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썩게 하겠다"는 등의 말을 했고, 조 전 명예회장에 대해서도 "범죄집단"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너무 패륜적인 이야기를 들으셔서 부모님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으셨다"며 "이는 명백히 협박"이라고 했다. 이어 "어머니는 현문이가 돌아오겠지 생각하며 스키 타는 사진을 붙여놓기도 했는데 이후 아버지가 충격을 받으시고 다 떼셨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이 공익재단 설립과 유류분 문제 등을 놓고 가족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 회장은 2024년 조 전 부사장이 공익재단 설립에 동의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좋은 일을 하고 싶으면 다른 재단에 기부하면 되는데 왜 자기가 재단을 만드는 것에 동의하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다만 결국 공익재단 설립에는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 문제에 대해서는 "10%이기 때문에 경영권에 지장이 없다"며 "재산 문제라면 재산을 정리하고 각자의 길을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이 원하는 대로 절연하고 끊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비상장사 지분은 아직까지 정리되지 않고 있고, 아버님이 살아생전에 현문이 문제를 걱정 많이 하셨는데 상속 지분을 남겨주신 것에 대해 또 유류분 소송을 하면서 가족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이건 또 싸우자는 것"이라며 "재산 문제면 재산만 논의하면 되는데 고소만능주의에 빠져 아버님 유류분까지 소송하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이 2013년 퇴사 과정에서 배포를 요구한 보도자료에 대해서는 주식 매각을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다는 주장을 내놨다.
조 회장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의 지시를 받은 공승배 변호사와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가 두 차례 효성을 찾아와 사임 관련 보도자료를 2013년 2월 28일 오후 3시께 배포하라고 요구했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당시 골드만삭스와 주식 블록딜을 약정한 상태였으며, 장중 보도자료가 배포돼 주가가 하락하면 매각대금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장 마감 시각에 맞춰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임을 공식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식을 한 푼이라도 비싸게 팔기 위한 계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전 부사장 명의의 주식 역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조 전 명예회장이 가족들과 함께 관리해온 주식이라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본인 돈으로 샀다고 볼 수도 없다"며 "소유권 위에 경영권이 있기 때문에 임의로 탈취해 매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등을 찌르는 행위"라며 "효성의 입을 통해 보도자료를 내야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강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회사 비리를 폭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은 협박이 아니라 비리 의혹에 대한 경고였다는 입장이다. 앞선 반대신문에서도 변호인단은 조 전 부사장의 발언이 경영 비리에 대한 예측이나 경고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형제였던 사람이 형과 아버지를 상대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어떻게 그걸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나"라고 반박하며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처벌 의사를 재차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조 회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러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