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전자, 110조원 주주환원…국내 기업 사상 최대

  • 2026년 최대 110조원…기존 최대 기록의 5배 규모

  • 반도체 호황 성과 주주와 공유…환원 정책 본격화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11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에 나선다. 기존 국내 기업 최대 기록을 약 5배 웃도는 규모다. 반도체 실적 개선으로 확보한 현금을 주주에게 대거 돌려주면서 최근 임직원 보상을 둘러싸고 높아진 주주들의 불만에도 화답하는 모양새다. 실적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가져가는 주주친화 경영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주주환원 규모를 약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하고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 기존 최대 주주환원 규모였던 2020년 20조3000억원의 약 5배다. 2016~2025년 연평균 주주환원 규모인 13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7배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기존 정책도 그대로 이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을 통해 최근 실적 개선에 따른 현금창출력을 주주에게 적극적으로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올해 예상 주주환원까지 포함하면 2024~2026년 3년간 주주환원 규모는 총 120조~14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확대는 단발성 조치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1975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이후 1980년을 제외하고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2016년에는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내놨고 2017년부터는 분기배당을 도입해 연간 네 차례 배당하는 체계를 갖췄다.

정규배당 규모도 꾸준히 유지해왔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매년 9조6000억원 규모의 정규배당을 실시했고 2021년부터는 연간 9조8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정규배당 이후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한다는 원칙에 따라 2020년에는 4분기 특별배당으로 10조7000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1조3000억원의 특별배당을 실시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누적 현금배당은 102조8000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병행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38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임직원 보상에 활용하거나 소각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규모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나머지 주주환원 규모와 방식은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 불거진 임직원 보상과 주주가치 사이의 간극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임직원 성과급을 확대해왔다. 반면 주주 입장에서는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가 주가와 배당 등으로 충분히 돌아오고 있는지를 두고 불만이 이어졌다. 이번 대규모 주주환원은 회사의 성과를 주주에게 직접 배분하겠다는 메시지라는 점에서 이런 불만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임직원 보상을 위한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의결했다. 임직원 보상용이라는 점에서 주주환원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자사주 매입에 따른 유통주식 감소는 주당가치 제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직원 보상과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을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경영의 한 축으로 운영해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미래 사업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현금흐름이 개선되면 그 성과를 주주와 공유하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이번 사상 최대 규모의 환원은 이런 정책 기조가 반도체 업황 회복과 맞물려 크게 확대된 결과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업황 개선에 따른 현금창출력 확대를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 개선 이후 확보한 현금을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뿐 아니라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줄지를 두고 경쟁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관련 계획을 주주와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릴 방침이다. 이번 사상 최대 규모의 환원이 실제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와 함께 향후에도 이 같은 환원 기조를 지속할지가 시장의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