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 수 구체적 언급은 이례적…"김정은과 잘 지내는 건 좋은 일"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올해 안에 김 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만날 것이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시기나 장소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연내 성사될 경우 오는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계기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16일에는 한미 연례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하도록 미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히며 김 위원장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한미 연합훈련이 그동안 위협적이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온 북한에 완전히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르면 올가을 김 위원장과 대면 회담을 성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이다. 두 정상은 앞서 2018년 싱가포르와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최근 편지를 주고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말할 수 없다"면서도 "나는 그와 잘 지내고 있다. 내가 그와 잘 지낸다는 사실은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구체적인 숫자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매우 강력한 핵무기 57개를 갖고 있다"며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됐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수를 이처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공식 추산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민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최대 90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했으며 실제 조립한 핵탄두는 약 50개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북한이 약 60개의 핵탄두를 조립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최소 30개를 추가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도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을 여러 차례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표현해왔다. 다만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북한의 비핵화를 정책 목표로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을 매우 잘 안다"며 "우리가 현명한 대통령을 갖고 있는 한 그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멍청한 대통령이 있다면 아마 그렇게 괜찮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다는 공식적인 정책 변화라기보다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를 앞세워 북한의 핵 위협을 관리할 수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