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종전 MOU 연장 거부…이란 "군사 대응" 경고

  • 트럼프 "협상 시간표 없다" 공식 협상 교착에도 IRGC와 물밑 접촉 지속

  • 이란 "어려운 결정 내릴 준비…美 해상봉쇄 무력화 위한 정밀 공격 가능"

  • 호르무즈서 선박 1척 피격…원자재 운반선 통항도 평균 절반 수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연장을 거부하면서 핵무기 포기를 거듭 압박했다. 이란도 미국의 해상 봉쇄가 계속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양측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이란과 체결한 종전 MOU를 연장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없다"고 답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17일 전쟁 종식을 위한 임시 MOU를 체결하고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제재 등을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60일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합의는 사실상 효력을 잃었고, 이날까지 최종 합의도 도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협상 시한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시간표를 정해두지 않았다"며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을 향해 "항복의 백기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공식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도 양측의 물밑 접촉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식 협상 대표단과 별개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비공식 소통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재러드 쿠슈너 미국 대통령 특사도 폭스뉴스에 "미국 정부와 이란 정부의 여러 영역 간 대화는 아마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전에 따른 미국의 부담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지금까지 소모한 탄약이 "아주 미미한 수준(peanuts)"이라며 "우리에게는 중간급 무기가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장기화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중간선거는 내 생각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강경 발언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봉쇄를 통해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며 "그곳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재국인 오만에도 압박을 가했다. 그는 오만이 협상을 방해할 경우 "가차 없이 폭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도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거론하며 맞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측 고위 당국자는 군사 태세를 '전면 공세'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란 기관들은 호르무즈 해협과 더 넓은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옮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해결이 무산될 경우, 미국의 해상 봉쇄를 무력화하기 위해 시의적절하고 정밀한 군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며 추가 협상을 재개하려면 미국이 앞으로 몇 주 안에 기존 MOU 조항을 모두 이행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다만 이란 내부에서는 전쟁 장기화가 경제와 민생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이란 당국자들을 인용해 추가 제재와 경제적 압박이 물가 상승과 생활고를 심화시키고 반정부 불안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도부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협상 시한이 끝난 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선박 공격도 발생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18일 오전 5시 5분 해협을 빠져나가던 선박 1척이 미확인 발사체에 맞아 선원 1명과 엔진실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공격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협 통항도 여전히 위축돼 있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17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6척으로 직전 10일 평균 11척을 밑돌았다. 15일과 16일에는 각각 3척과 2척에 그쳤으며, 이 기간 초대형 유조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통항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