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김민석 체제' 발판 삼아 지지율 반등할까

  • 한국갤럽 44%·리얼미터 43.3%…지지율 하락 장기화

  • 靑, 당·청 갈등 부담 덜고 부동산·민생 대응 집중할 듯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선출을 계기로 국정운영 지지율 반등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과 국정운영의 호흡을 맞춰온 김 대표가 집권당을 이끌면서 청와대는 당·청 갈등에 대한 부담을 덜고 주택과 경제·민생 등 핵심 국정과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 대표 선출로 확보된 정치적 공간을 국정 쇄신의 동력으로 연결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당·청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 추진 속도를 높여 하락세에 놓인 국정 지지율을 반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택 공급 확대와 인허가 절차 단축, 신혼부부의 ‘결혼 페널티’ 해소, 청년정책 전환 등을 잇달아 주문했다.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지역 균형성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이 실제 주택 착공과 청년 일자리 확대, 실수요자의 대출 부담 완화 등으로 이어지면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청와대가 김 대표 체제 출범을 정책 실행력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김 대표 선출만으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하기는 어렵다. 김민석 체제는 청와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지원 변수일 뿐, 지지율 반등의 주체는 결국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마주한 여론 지형은 녹록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실시해 14일 공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44%, 부정 평가는 46%였다. 부정 평가가 오차범위 안에서 긍정 평가를 앞선 것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취임 후 처음이다. 민주당 지지도는 41%, 국민의힘은 25%였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7월 첫째 주 54%에서 53%, 52%, 51%로 3주 연속 하락한 뒤 8월 둘째 주 44%까지 내려왔다. 일시적인 등락을 넘어 중도층과 무당층의 관망세가 이탈로 바뀌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할 수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하락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 3~7일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3.3%로 전주보다 2.6%포인트 떨어졌다. 4주 연속 하락이자 취임 후 최저치다. 부정 평가는 53%로 상승했다. 같은 주 별도로 실시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4.6%를 기록했다.
 
대통령 긍정 평가가 집권당 지지도보다 낮게 나타난 것은 청와대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여당 지지층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그보다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의 선출은 이 대통령과 청와대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김 대표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책 결정 과정을 잘 알고 있다. 청와대가 정책 방향을 정하고 정부가 세부 대책을 마련하면 민주당이 입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를 이전보다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우선 대응해야 할 분야는 부동산이다. 전국지표조사(NBS)가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조사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6%로, ‘잘하고 있다’는 평가 33%를 크게 앞섰다. 같은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도 53%로 해당 조사 기준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한 정부는 앞으로 공급 계획과 물량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허가 단축과 택지 확보, 실수요자 금융 지원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는 김 대표 체제 출범을 친명(친이재명)계의 당권 장악으로 소비하기보다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필요한 것은 지지층을 향한 강한 메시지보다 중도층과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의 정교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9.7%다. 리얼미터 대통령 국정수행 조사는 전국 유권자 2514명을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2.0%p, 응답률은 4.0%다. NBS 조사는 전국 성인 1000명을 휴대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3.1%p, 응답률은 15.8%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