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7월 실물경제 지표 일제히 둔화…시진핑, 장쩌민 '위기 돌파' 재조명

  • 7월 소비·생산·투자 지표 악화…경제 둔화 우려↑

  • 習, 대내외 위기에도 성장·개혁 이어간 江 업적 재조명

  • 미중 갈등·경제 둔화 등 불확실성..."강풍·거친 파도" 경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장쩌민 탄생 100주년 기념 중요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중국 CCTV 캡처 화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시각) 장쩌민 전 주석이 과거 정치·경제적 격변과 아시아 금융위기 등 중대 위기를 극복한 업적을 높이 평가하며 현재 중국이 직면한 도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쩌민 탄생 100주년인 이날 중국의 7월 소비·생산·투자 지표가 일제히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7월 실물경제 지표 부진…경제 ‘성장 둔화세’ 뚜렷


17일(현지시각)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1.5%는 물론 6월 증가율인 1.0%에도 못 미쳤다.

기업 생산활동을 보여주는 산업생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에 그쳤다. 전달 증가율인 5.3%와 시장 예상치인 4.8%를 모두 밑돌았다.

수출·소비와 함께 중국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고정자산투자도 부진했다. 1~7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해 1~6월 감소폭(-5.7%)보다 확대됐으며 시장 예상치(-6%)에도 못 미쳤다. 7월 도시 실업률은 5.2%로 전달의 5.0%보다 높아졌다.

7월 경제지표는 중국 경제가 2분기 4.3% 성장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3년 반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나온 것이다.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이 이어지면서 중국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쑨샤오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이날 "대외 환경이 복잡하고 변동성이 크고, 산업 경제가 기존의 성장 동력에서 새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효 수요 부족, 생산과 판매의 불일치, 일부 산업과 기업의 심각한 현금흐름 압박 등의 문제가 여전히 두드러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習, 江 위기 극복 경험 소환…“강풍·거친 파도” 경고

이처럼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이날 장쩌민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과거 위기 극복의 경험을 다시 꺼내 들어 주목됐다. 

중국 국영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쩌민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40여분간의 중요 연설을 통해 장 전 주석의 경제개혁과 개방,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외교·국방 정책 등의 업적을 재조명했다.

특히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이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중국 내 '심각한 정치적 혼란'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경제 발전을 핵심 과제로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장 전 주석이 사회주의 노선과 공산당 영도 등을 담은 '4대 기본원칙'을 수호하는 동시에 개혁개방을 지속했고, 대외적으로는 외교 투쟁을 통해 국가의 독립·존엄·안전·안정을 단호하게 지켰다고도 전했다. 

또 장 전 주석이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와 1998년 대홍수 등 잇따른 위기를 극복하며 개혁개방과 경제성장의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장쩌민 동지가 역사의 중대한 고비와 결정적 순간에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고 위험과 도전에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장 전 주석의 경제 발전과 개혁개방, 공산당의 강력한 지도력을 대내외 압박을 헤쳐나가는 모델로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을 정책의 중심에 두면서도 당의 지도력과 사회 안정을 유지했던 장쩌민의 경험을 시 주석이 현재 중국이 직면한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을 돌파하기 위한 교훈으로 소환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시 주석은 이날 신 시대의 새로운 여정에서 국가의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단호히 수호하는 한편, 빠른 경제 성장과 장기적인 사회 안정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강인한 투쟁 정신과 뛰어난 투쟁 역량으로 강풍과 거친 파도, 나아가 위험한 격랑과 같은 중대한 시험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강풍과 거친 파도'는 중국이 직면한 대내외 위험을 포괄적으로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적으로는 중동 분쟁과 미국과의 무역·기술 갈등, 대만 문제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으로 성장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