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주년 광복절 경축사서 '평화 공존 3원칙' 제시
"북 핵능력 고도화 멈출 실효적 방안 논의 가능"
日에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새로운 60년 열자"
이 대통령은 이날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포용적 평화 공존’, ‘안정적 평화 공존’,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을 한반도 정책의 3대 원칙으로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북한 체제 존중과 흡수통일 배제, 적대행위 중단 원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1년이 지난 오늘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남과 북이 서로를 존중하고 불필요한 대결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인식과 규범, 제도에서부터 적대성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남북이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해 함께 마주 앉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는 양보가 아니라 공존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군사적 긴장과 우발적 충돌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긴장과 갈등을 통제할 제도와 위기·확전 방지를 위한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평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의 호응을 이끌어 안정적인 한반도를 만들어가겠다”며 “우리의 한 걸음이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신뢰 구축의 마중물이자 안정적 한반도의 토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핵 없는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고 핵 없는 세계를 향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 간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인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역할은 ‘페이스메이커’이자 한반도 평화의 직접 당사자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적대와 대결의 에너지를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동력으로 바꿔내겠다”며 “페이스메이커이자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에서는 과거사를 직시하는 진정성을 토대로 실용적인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한일 양국이 셔틀 외교를 통해 신뢰의 기반을 다지고 공급망과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을 넓혀왔다고 평가했다. 미래세대 간 교류의 기반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실용적 국익 외교를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지혜를 모아 공동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이해와 진정성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신뢰란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하는 진정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오늘까지도 과거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한·일 관계의 역사에는 갈등도 있었지만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와 진정성을 토대로 미래를 열고자 했던 노력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한·일 관계의 빛은 역사의 그늘 속에서 여전히 아픔을 감내하는 분들께 따뜻한 온기가 돼야 한다”며 “한층 두터운 신뢰 위에서 보다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60년을 일본 정부와 함께 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대체 불가 대한민국’과 ‘새로운 광복’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광복의 빛과 산업화의 빛, 민주화의 빛을 밝혀 온 우리에게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킬 새로운 광복이 필요하다”며 “세계가 꼭 필요로 하는 나라, 모든 나라가 협력하고 싶은 나라,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가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하고 성장 지도를 전면적으로 다시 그리겠다고 밝혔다. 수도권에 집중된 성장 거점을 전 국토로 확장하고 미래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혁신의 성과와 미래 성장의 기회가 곳곳으로 고루 퍼질 때 담대한 비전이 국민의 삶 구석구석을 비추고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키워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을 위한 ‘기회의 사다리’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두터운 기회의 사다리를 놓겠다”며 “오늘의 청년들이 내일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독립유공자 예우와 친일재산 환수 역시 강화하기로 했다. 생존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확대하고 미서훈 독립운동가 발굴과 포상을 늘리는 한편 국내외 독립운동 기념시설을 적극적으로 조성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2일 공포된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을 조사·환수해 역사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국가에 귀속된 친일재산은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국민통합과 정치권의 협력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차이가 적대가 돼서는 안 되고 증오와 배척, 갈등이 국가의 전진을 가로막게 해서도 안 된다”며 “세계 경제의 지형이 뒤바뀌는 국가대항전 앞에서 국민과 정부, 중앙과 지방, 기업과 노동자는 모두 원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주권정부부터 타협과 공존의 정치에 앞장서겠다”며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공동의 해답을 찾고 경쟁하면서도 국가의 미래 앞에서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의 좌절과 미래 불안에서 벗어나는 ‘희망의 광복’ △불균형과 불평등을 넘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광복’ △전 국토에서 가능성이 피어나는 ‘균형의 광복’ △전쟁과 대결의 위협을 걷어내는 ‘평화의 광복’을 새로운 광복의 4대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도약이 전 세계의 번영으로 이어지고 우리 문화가 세계를 연결하며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광복을 이루겠다”며 “선열들이 바랐던 자유와 평등, 공존과 상생의 세계를 담대하게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유족, 국가 주요 인사, 정당·종단 대표, 주한외교단 및 시민과 학생 등 3000여명이 함께했다.
행사는 개식 선언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광복회장의 기념사, 주제영상 상영, 독립유공자 포상, 대통령의 경축사, 경축 공연,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국민의례에서는 광복 다큐멘터리에서 백범 김구 선생을 연기한 배우 하도권이 맹세문을 낭독한다. 또한 성악가 황수미가 애국가 제창을 선도했다.
주제 영상은 탄생 150주년을 맞은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해 안창호·이회영 등 선열들께서 암흑기 속에서 열망했던 꿈이 오늘날 대한민국으로 이어져 온 발자취를 ‘꿈의 릴레이’로 조명했다.
독립유공자 포상은 이번 광복절에 포상 대상자로 선정된 283명 중, 여성 계몽과 임시정부 지원에 힘쓴 고(故) 최준례 여사(김구 선생 부인)를 비롯한 독립유공자 5명의 후손에게 이 대통령이 직접 포상을 수여했다.
이어지는 경축 공연은 선열들의 피땀으로 그려낸 꿈이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으로 실현됐음을 그려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 부부와 광복회장, 독립유공자 후손, 미래산업 인재, 패럴림픽 국가대표 등 각계의 국민 대표가 무대에 올라 함께 만세삼창을 외쳤다. 만세삼창 때 무대 화면에는 생성형 AI로 재현한 백범 선생 등 선열들의 영상이 펼쳐지며, 과거와 오늘의 대한 국민이 시공간을 넘어 교감하는 뜻깊은 순간을 구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