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면서 주요 증권사 10곳의 순이익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키움·NH투자·삼성·KB·신한·메리츠·대신·하나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10조26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4858억원보다 약 129%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이들 증권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총 9조102억원으로, 올해는 반년 만에 지난해보다 약 1조2600억원을 더 벌어들였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3곳이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섰고 10개사 가운데 8곳은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90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했다. 2분기에만 1조905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부문의 성장에 스페이스X 등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더해지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뛰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역사적인 실적이지만 순이익의 상당 부분이 투자자산 평가손익에서 발생한 만큼 경상 이익력과 일회성 요인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스페이스X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1조731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위탁매매와 WM, 투자은행(IB), 운용 등 주요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도 1조158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1조원에 근접한 순이익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9652억원을 기록했고 삼성증권은 939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KB증권 8010억원, 신한투자증권 5777억원, 메리츠증권 5140억원, 대신증권 4033억원, 하나증권 2731억원 순이었다.
증권사들의 호실적을 이끈 핵심 동력은 브로커리지였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식 거래가 크게 늘었고, 이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증가가 실적에 반영됐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사 5곳의 상반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총 4조19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9% 증가했다.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WM과 IB, 운용 등 비브로커리지 부문의 성장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증권사별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증시 활황으로 고객 자산이 늘고 금융상품 판매와 운용 수익 등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수익 기반이 개선됐다.
하반기에는 국내 증시 거래대금 흐름이 증권사 실적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상반기 브로커리지 수익이 가파르게 늘어난 만큼 거래대금 증가세가 둔화할 경우 관련 수익의 성장 폭도 축소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WM과 IB 등 비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여부가 증권사별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