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광복절 야스쿠니 참배 자제할 듯…한일관계 고려

  • 취임 전에는 정기 참배…총리 된 뒤 공물 봉납으로 수위 조절

  • 韓中 반발·한미일 협력 부담 작용…15일 직접 참배 않기로 조정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오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취임 전 야스쿠니를 정기적으로 찾았던 다카이치 총리가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외교적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야스쿠니 참배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중국의 반발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표적인 일본 보수 정치인으로 꼽힌다. 총리가 되기 전에는 봄·가을 예대제와 8월15일 등에 야스쿠니 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했다. 지난해 8월15일에도 총리 취임 전 야스쿠니를 찾았다.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는 총리가 되더라도 참배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총리 취임을 전후해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을 택했고, 올해 봄 예대제 때도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보내는 데 그쳤다.

다카이치 총리의 판단에는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외교관계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야스쿠니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어 한국과 중국은 일본 고위 정치인의 참배 때마다 반발해왔다. 미국도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2013년 야스쿠니를 참배했을 당시 공개적으로 실망을 표명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것은 2013년 12월 아베 전 총리가 마지막으로, 이후 총리들은 직접 참배를 피하면서 공물 봉납 등의 방식을 택해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한국과도 관계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야스쿠니 참배와 역사 인식 등을 둘러싸고 한일관계 악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총리 취임 이후에는 기존 강경 입장보다 실용적인 외교 행보를 보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정부는 아직 참배 여부를 공식 확정하지 않았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의 15일 야스쿠니 참배 여부에 대해 "총리 본인이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