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Y2·청주 M17 신설…2028년부터 클린룸 순차 가동
4조원대 충칭 공장 매각 추진…범용 패키징 외주화로
밸류체인 내실화↑… 공급망 안정·기술 보호 동시 강화

SK하이닉스가 용인과 청주에 총 5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국내 최첨단 인공지능(AI) 메모리 생산 거점 확충에 화력을 집중한다. 수익성이 떨어진 중국 충칭 후공정 생산 라인은 지분 매각 등 자산 효율화를 추진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낸드플래시 수요 대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이사회를 거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2기 팹(Y2) 35조2000억원과 청주 M17 팹 19조1000억원 등 총 54조3000억원 안팎의 신규 투자를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말 밝힌 중장기 확장 계획을 본격화하며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에 맞춰 공급 능력을 적기에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국내 투자의 핵심은 차세대 AI 메모리 전초 기지 구축이다. 내년 7월 착공하는 용인 Y2는 연면적 112만7272㎡(약 34만1000평) 규모로 2029년 첫 클린룸 가동을 목표로 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Y2를 향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최첨단 HBM과 차세대 D램 생산의 전진 기지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내년 2월 착공하는 청주 M17 팹 역시 2028년 말 클린룸 오픈을 목표로 프리미엄 낸드 라인을 신설한다.
동시에 중국 충칭 패키징 공장의 지분 매각 등 자산 효율화도 추진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중국계 펀드 및 현지 반도체 기업 등과 충칭 공장 매각을 위한 물밑 조율을 진행 중이다. 매각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2014년 7월 양산을 시작한 충칭 공장은 낸드플래시 범용 패키징을 담당해 온 후공정 거점이다. 하지만 생산 경쟁력 약화와 운영 효율이 떨어지자 중국 내 범용 라인 정리 작업에 나섰다. 외주 반도체 패키징·테스트(OSAT)로 대체해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전체 생산 효율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국내 투자를 본국 중심의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 강화로 본다. 과거 원가 절감을 위해 해외 생산 기지를 늘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 보호와 공급망 안정을 꾀하는 '밸류체인 내실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용인 클러스터 내에 정부, 지자체, 국내 소부장 업체와 협업해 테스트베드 구축을 추진하는 것 역시 국내 생태계 강화의 연장선이다.
AI 메모리 시장이 적기 공급 능력 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선제적인 인프라 확보의 중요성도 한층 커졌다. 빅테크발 메모리 수요에 발맞춰 팹 건설과 클린룸 확보를 앞당겨 시장 대응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글로벌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첨단 거점에 집중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용인과 청주를 축으로 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