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습 계획 전격 취소…걸프 국가들 확전 만류
호르무즈 전면 개방·핵 위협 종식 요구…이란은 직접 협상 확인 안 해
미국, 해상 봉쇄 해제·이란 원유 수출 허용 검토…국제유가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3일(현지시간) 오후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 재개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이란이 인정한 논의도 미국과의 포괄적인 협상이 아닌 오만과의 선박 통항로 협의여서 실제 합의까지는 상당한 입장 차가 남아 있다.
대규모 공습 계획 접고 협상으로 선회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오후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며 “합의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협상 장소와 참가자, 세부 의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합의 시한을 묻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란을 상대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이 확전을 우려해 협상을 요청하면서 공격 계획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을 죽이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군사행동보다 협상을 통한 해결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이 합의를 마무리할 시간을 요청했다”며 공격 계획 취소를 발표했다. 합의 조건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개방과 이란 핵 위협 종식을 제시했다.
현재 논의 중인 중재안에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복귀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의 역내 공격 중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그 대가로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풀고 이란 원유 수출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중재에 관여한 역내 당국자는 “아직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란 “오만과 항로 협의…미국과 무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이 오만과 진행 중인 호르무즈 해협 관련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양국은 안전한 선박 이용을 보장하는 새로운 통항로와 관리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해당 협상이 미국과 관계없는 이란·오만 간 양자 협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할지를 결정하는 협상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란은 해협을 전쟁 이전 운영 방식으로 되돌리는 대신 오만과 새로운 선박 통항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과 걸프 국가들은 이란이 해협 통항을 관리하거나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나 다른 중동 국가에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부인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합의의 틀’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직접 마련된 것인지, 중재국이 제시한 절충안을 의미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핵 문제를 둘러싼 양측 입장 차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과 이란 핵 프로그램 종식을 하나의 합의에 담으려 하고 있다. 반면 이란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논의는 선박 통항 문제에 한정돼 있다.
협상 기대에 국제유가 5%대 하락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예고로 중동 추가 확전 우려가 완화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3일 아시아 시장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83.44달러로 5.11% 떨어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5.79% 내린 배럴당 79.77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9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18만8000배럴 늘리기로 한 결정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에도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추진했다. 그러나 해협 운영 방식과 미국의 대이란 봉쇄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다시 충돌했다.
이번에도 해협 통항 방식과 해상 봉쇄 해제, 핵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마련되지 않으면 공격 계획 철회가 일시적인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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