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엔 설레고, 여행 중엔 지친다"…한국인 '시간 압박' 아태 평균 2배

부킹닷컴이 아태지역 이용자를 대상으로 여행 행복 지수를 설문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사진부킹닷컴
부킹닷컴이 아태지역 이용자를 대상으로 '여행 행복 지수'를 설문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사진=부킹닷컴]

여행을 기다리는 시간은 즐겁지만 실제 여행에서는 시간에 쫓기는 한국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은 여행 중 시간 압박과 피로감을 느끼는 비율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은 한국인 1010명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10개국 여행객 1만1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행 행복 지수(Travel Happiness Index)'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에서는 여행객들이 만족을 느끼는 요소와 여행 중 부담을 느끼는 상황을 함께 살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88%는 여행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답했다. 여행에 대한 기대가 일상의 스트레스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76%에 달했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는 비율은 69%로 아태 평균(60%)보다 9%포인트 높았다.

반면 실제 여행에서는 부담이 커졌다. 여행 중 피로하거나 지쳤다고 답한 한국인은 52%로 아태 평균(29%)보다 23%포인트 높았다. '여행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는 응답도 39%로 아태 평균(20%)의 약 두 배였다. 여행 중 하나 이상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했다는 응답 역시 한국이 79%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인 여행객들은 자연경관과 음식, 동행인과 보내는 시간을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꼽았다.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시간이 즐겁다는 응답은 한국이 45%로 아태 평균(35%)을 웃돌았고, 여행 동반자와 함께하는 시간은 35%(아태 평균 28%), 맛있는 음식과 음료는 32%(아태 평균 26%)였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 가장 즐겁다는 응답도 한국은 65%로 평균(59%)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선호는 여행 계획에도 반영됐다. 한국인의 71%는 현지 음식과 의미 있는 경험을 일정에 포함하는 것을 우선한다고 답했고, 70%는 할인이나 프로모션에 따라 여행 시기나 목적지를 조정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여행 기간을 늘리고 싶다는 응답도 66%였다.

숙소를 선택할 때는 비용과 경험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별장이나 아파트 등 다양한 형태의 숙소를 선택하는 이유로는 34%가 가성비를, 21%는 현지 문화와 지역사회를 더 가까이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여행객들은 안전과 비용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으면서도 여행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한국인이 꼽은 주요 걱정거리는 치안(43%), 건강·위생(40%), 이상기후와 환경 위험(36%), 물가 상승(30%), 정치적 불안정(32%) 순이었다. 지난해보다 여행비를 감당할 자신이 커졌다는 응답은 32%로 아태 평균(46%)보다 낮았다.

그럼에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면 여행을 취소하기보다 계획을 바꾸겠다는 응답은 88%에 달했다. 가장 많은 응답은 비슷한 분위기의 다른 여행지를 선택하겠다는 것으로 29%였고, 여행을 연기하겠다는 응답은 19%, 여행 시기나 기간을 조정하겠다는 응답은 17%였다.

디지털 기술은 여행 준비 과정의 편의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의 87%는 검색엔진과 예약 플랫폼, 인공지능(AI) 기반 도구 등이 여행 계획과 예약을 더 쉽게 해준다고 답했다. 여행 상품을 찾고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72%, 새로운 여행지와 경험을 발견하는 데 영감을 준다는 응답은 66%였다.

예약 단계에서는 신뢰가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한국인의 91%는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예약할 때 더 안심된다고 답했다. 안도감을 주는 요소로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수단(40%), 숨은 비용 없는 투명한 가격(36%), 사용하기 쉬운 예약 플랫폼(32%) 등을 꼽았다.

로라 홀드워스 부킹닷컴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니징 디렉터는 "여행의 행복은 어디를 가느냐뿐 아니라 떠나기 전의 기대감, 함께하는 사람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계획을 조정해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며 "여행객들이 준비 과정의 부담을 줄이고 여행지에서의 경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