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습 취소했지만…이란은 '선제 압박'으로 전략 전환

  • "이란, 확전 위험에도 압박 수위 높여…IRGC는 평화보다 전쟁 상태 선호"

이란 시민들이 1일현지시간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 설치된 대형 정치 선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란 시민들이 1일(현지시간)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 설치된 대형 정치 선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말로 예상됐던 대이란 공습을 전격 취소한 가운데 이란이 기존의 보복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선제적으로 공격 수위를 높이는 전략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이 합의의 기본 틀이 마련됐다며 공격 보류를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성공적이고 번영하는 이란의 생존을 위해 신속하게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조건 아래 공격을 취소하기로 동의했다"며 "이스라엘도 나와 함께 이러한 약속에 동참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안에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개방과 이란의 핵 위협 종식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상 움직임과 별개로 이란의 군사 대응 방식에는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28일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이 중동 미군 기지에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했으며 미군이 성공적으로 전부 요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이란의 군사 공방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에 미국이 보복 공습을 단행하고, 이후 이란이 중동 지역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 순서로 전개됐다. 이란이 미군의 선제공격에 대응하는 형식을 취해온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군이 이란 본토를 공격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이 먼저 요르단 미군 기지를 겨냥했다. 미군도 이번 공격을 '기습적 공격 시도'로 규정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란이 최근 이어진 군사적 소강상태를 스스로 깨고 무력 충돌을 재개하면서 전쟁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CNN은 지난달 30일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미군의 폭격이 재개될 위험을 무릅쓰고도 이란이 압박 수위를 높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평화 상태에서 경제난과 시위 등이 촉발하는 국내 정치적 압박에 노출되기보다 몇 달 동안 지속되는 전쟁 상태를 더욱 편안하게 느낀다는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취소를 발표하면서 당장의 군사 충돌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미국의 압박은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군사적 위압과 힘, 전력을 갖추고 이란을 상대로 장전을 완료하고 출격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