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증시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의 변동성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커지자 일부 개별 종목과 소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며 종목별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6월 30일 대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1859개로 집계됐다. 전체 상장 종목 2645개의 70.3%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상장 종목 917개 가운데 566개가 하락해 전체의 61.7%를 차지했다. 코스닥에서는 전체 1728개 종목 중 1293개가 내리면서 하락 종목 비중이 74.8%에 달했다. 코스닥 상장 종목 4개 중 3개가량이 한 달 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지난달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상반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맞물리며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코스피는 지난달 한 달 동안 22.2%, 코스닥은 21.4% 각각 하락했다. 두 지수의 월간 하락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가장 컸다.
특히 코스피는 지난달 28일 10.84% 급락한 데 이어 29일과 30일에도 각각 5.98%, 1.23% 내렸다. 지난달 31일 18%가량 반등했지만, 여전히 6월 말 종가인 8476.48보다 188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급락장 속에서도 종목별 수익률은 크게 엇갈렸다. 지난달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종목은 코오롱티슈진으로, 주가가 6월 말 9만3600원에서 지난달 말 1만3000원으로 86% 급락했다. 뒤이어 더테크놀로지가 76% 하락했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콘텐트리중앙은 각각 67% 내렸다. 스트라드비젼과 져스텍도 각각 65%, 64% 하락했다.
반면 지앤이헬스케어는 같은 기간 222% 급등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이씨에이치는 87%, 벡트는 86%, 에넥스는 85%, 조이웍스앤코는 75% 각각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급락으로 코스피의 가격 부담이 크게 낮아진 만큼 이달에는 낙폭 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 이익 전망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도 반등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밸류에이션과 기술적 측면에서 과도한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며 "최근까지 선행 주당순이익(EPS)과 올해·내년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 최근 악재가 아직 실적과 경기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7배에 불과해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의 극단적인 저평가 영역에 있다"며 "코스피가 빠른 시간 안에 5700~5800선에 안착할 경우 지난달 말 급락 국면도 빠르게 정상화 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폭등에도 여전히 과매도와 낙폭 과대 영역에 머물러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력 업종의 실적을 통해 코스피 전반의 이익 신뢰성이 회복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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