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이민자 대부분 귀환했지만 외교 후폭풍 지속"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로 약 6만명의 이민자가 한꺼번에 유입된 사태가 유럽 내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대부분의 이민자가 모로코로 돌아갔지만, 스페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세는 물론 유럽연합(EU) 내부에서도 고립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일 연합뉴스가 프랑스 일간 르몽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말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을 넘어 세우타에 들어온 이민자 약 6만명 가운데 4만8000여명이 모로코로 귀환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둘러싼 정치·외교적 후폭풍은 계속 확산하는 분위기다.
가장 큰 파장은 유럽 내부에서 나타났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에 한해 솅겐 협정 적용을 중단하고 해상·항공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핀란드와 덴마크도 이에 지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는 솅겐 협정의 일시 중단은 회원국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며, 반드시 EU에 사전 통보와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세우타에 입국한 이민자들이 신원 확인 절차 없이는 스페인 본토로 이동할 수 없는 만큼 이번 사태가 솅겐 체제를 직접 위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솅겐 지역의 완전성은 절대적으로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역시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지금은 분열을 조장할 때가 아니라 강력하고 단결된 유럽을 계속 만들어가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스페인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난민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드리드 현대아랍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사태는 이민 위기가 아니라 순전히 정치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바르셀로나국제문제센터 소장도 "이번 사태의 본질은 지정학"이라며 "스페인이 올해부터 핀란드와 러시아 국경의 NATO 임무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핀란드가 이탈리아를 지지한 것은 의외"라고 평가했다.
스페인에서는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국경 통제를 엄격히 해온 모로코가 수만명의 이민자를 사실상 통과시킨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마드리드 한 대학의 정치학자는 "모로코와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이 대규모 불안정화 작업에 가담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체스 총리는 유럽에서 몇 안 되는 좌파 정부 수반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위비 증액과 이민 정책, 이란 전쟁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잇달아 충돌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을 "끔찍한 나토 파트너"라고 비판하며 무역 단절 가능성까지 거론했고, 이번 세우타 사태를 두고도 "약한 법과 형편없는 관리, 지나치게 진보적인 법이 만든 재앙"이라고 공격했다.
이스라엘도 공세에 가세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가자지구 주민을 모두 받아들이라"고 스페인을 비꼬았고,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스페인이 왜 아프리카에 영토를 유지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산체스 총리의 입지가 당장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바르셀로나 자치대의 역사학자는 "극우 진영이 주장하는 '이민 정책이 문명 충돌을 불러왔다'는 논리를 국민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산체스 총리가 유럽 내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파 유권자의 결집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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