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상승률 10.31%…서울 25개 구 중 유일한 두 자릿수
주간 매매 0.71%·전세 0.62%…서울 평균 두 배 웃돌아
길음뉴타운서 종암·장위동으로 확산…강북 '갭 메우기' 본격화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축이 강남권에서 비강남권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성북구가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어선 데 이어 최근에는 매매와 전세가격 상승률이 동시에 서울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길음뉴타운 신축 단지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종암·장위동 대단지로 확산하면서 성북구 전반의 가격 수준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강남 주춤한 사이 비강남권 ‘갭 메우기’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기준 성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초 대비 10.31%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인 1.49%의 약 7배에 달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누적 상승률이 10%를 넘어선 곳은 성북구가 유일하다.
성북구에 이어 구로구가 8.80%, 강서구가 8.78%, 서대문구가 8.04%, 동대문구가 7.97% 올라 누적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해 한강변과 강남권 고가 아파트가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비강남권이 뒤따라 오르는 ‘갭 메우기’ 장세가 뚜렷해진 셈이다.
최근 주간 통계에서도 성북구의 강세가 확인된다. KB국민은행 KB부동산이 발표한 7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성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71% 올랐다. 서울 평균 상승률인 0.32%의 두 배를 웃돌며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서구와 구로구가 각각 0.64%, 종로구가 0.61%, 노원구가 0.49%, 동대문구가 0.48% 상승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 0.34%에서 0.32%로 둔화했지만 성북구를 비롯한 강북·비강남권에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가파른 오름세가 이어졌다.
신축 희소성에 도심 접근성…길음이 상승 견인
성북구 집값 상승의 출발점은 길음뉴타운이다. 길음동은 지하철 4호선을 이용하면 서울역과 시청 등 도심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쉽고,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신축·준신축 아파트가 밀집한 주거지로 탈바꿈했다. 강남권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 장벽이 낮고 도심 접근성이 우수한 길음뉴타운으로 실수요가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길음뉴타운을 대표하는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8억7000만원에 거래돼 1년 전 거래가격인 14억7300만원보다 약 4억원 올랐다. 지역 내 신축 국민평형 가격이 20억원에 근접하면서 성북구를 전형적인 중저가 지역으로만 분류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에는 상승 범위가 길음동을 넘어 종암동과 장위동으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KB부동산은 이번 주 성북구에서 종암·장위동 일대 주요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종암동은 도심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구축·준신축 대단지가 밀집해 있고, 장위동은 장위뉴타운 정비사업으로 신축 주거지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전세난이 매매 밀어 올려…추가 상승은 불확실
이들 지역의 전셋값이 함께 뛰고 있다는 점도 성북구 매매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한다. 지난 27일 기준 성북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62% 올라 동대문구(0.71%)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전세가격 상승률은 0.25%였다. 성북구의 상승률이 서울 평균의 약 2.5배에 달한 것이다.
성북구에서는 길음동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 강북권 전반에서 전월세 매물 품귀로 거래 가능한 물건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높은 전셋값을 감당해야 하는 세입자 일부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집값을 밀어 올리는 흐름도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성북구의 단기간 상승 폭이 큰 만큼 현재와 같은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축 대단지 호가가 직전 거래가격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매수자들이 거래를 미루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길음동 주요 단지의 가격이 이미 20억원에 근접한 만큼 대출 여력과 자금 조달 부담이 추가 상승을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성북구는 도심 접근성이 좋은 데다 길음·장위뉴타운을 중심으로 신축 대단지가 밀집해 있어 강북권 실수요가 유입될 조건을 갖췄다”며 “다만 최근 가격이 단기간에 빠르게 오른 데다 금융·세제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호가 중심의 상승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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