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의 경제학] 폭염이 앞당긴 여름 소비…가전·보양식·빙과 불티 난다

  • 5월부터 시작된 찜통더위 탓 여름 성수기 한 달 이상 앞당겨져

  • 이마트 시스템 에어컨 매출 181.6%↑…편의점 빙과류도 특수

사진롯데하이마트
[사진=롯데하이마트]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과 열대야에 유통가 여름 소비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가전부터 아이스크림, 삼계탕 간편식까지 더위를 피하거나 해소하기 위한 상품 수요가 일제히 늘고 있다. 여름 성수기 시작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서울 동남권과 서남권에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지난해 서울 첫 폭염주의보 발령일인 6월 30일보다 12일 이르다. 서울은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낮 기온이 6일 연속 30도를 넘었다. 올해 6~7월 평균기온이 평년을 웃돌 가능성은 60%로 전망됐다. 앞서 5월 역시 전국 평균 기온이 18.6도로 평년보다 1.3도 높아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때 이른 무더위는 냉방가전 판매로 이어졌다. 이마트가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시스템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6% 증가했다. 벽걸이형 에어컨은 31.5%, 스탠드형 에어컨은 12.6% 늘었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가격비교 플랫폼 다나와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최근 4주간 판매량을 직전 4주와 비교한 결과 제습기는 75%, 선풍기·냉풍기는 36%, 에어컨은 10% 증가했다.
 
편의점에서는 즉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상품이 강세다. GS25가 1일부터 17일까지 매출을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수박 매출은 359.6% 급증했다. 파우치형 아이스음료 매출은 42.5%, 얼음컵은 39.3%, 아이스크림은 38.6%, 이온음료는 29% 뛰었다. 같은 기간 CU의 아이스크림 매출은 18.3% 늘었고,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은 29.9% 증가했다. 또 얼음(25.8%), 아이스음료(25.5%), 이온음료(10.3%)도 매출이 늘어났다.
 
편의점 수요 증가에는 소비 패턴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장을 보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기보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소용량 과일이나 음료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편의점 식품 카테고리 전반에 걸쳐 매출을 밀어 올리고 있다. 폭염이 지속되면 마트보다 이동 거리가 짧고 접근하기 편한 편의점에서 즉석 구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보양식 소비 지형도 바뀌고 있다. 외식보다 집에서 간편하게 해결하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8154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부 음식점에서는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서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마트의 1~17일 삼계탕 간편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2% 신장됐다. 소비자가격 기준 8000~9000원대에 판매되는 신세계푸드 ‘올반 삼계탕’은 지난 5월 판매량이 2만개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고물가도 간편식 수요 증가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것은 26개월 만이다. 외식 물가는 2.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가격을 낮추면서 보양식을 챙길 수 있는 간편식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에는 장마가 끝난 뒤 여름 상품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었지만 올해는 5월부터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성수기 대응 시점도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며 “날씨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가전과 식음료를 중심으로 관련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업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