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는 LG유플러스 화웨이 장비 도입으로 안보 우려 대상 지목
앤트로픽의 차세대 모델 '미토스5'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배경에 중국과 연계된 국내 통신사가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통신업계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트럼프 1기 시절 LG유플러스에 이어, 이번에는 SK텔레콤에 대한 의혹제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복수의 외신은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외국인 접근 차단 조치 배경에 중국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그룹이 모델에 접근한 사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전 접근 명단에 한국 통신사가 포함됐다는 보도가 뒤따르면서, 의혹의 시선은 자연히 국내 통신3사 중 유일하게 명단에 이름을 올린 SKT로 향하고 있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앤트로픽이 미토스를 해킹 등에 오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운영해온 사이버보안 협의체다. 검증된 기관·기업에 모델을 선제적으로 제공해 취약점을 사전에 점검하는 방식으로, 지난 4월 출범한 뒤 이달 2일 15개국 약 150개 기관으로 참여 대상이 단숨에 확대됐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T,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참여 대상으로 거론됐는데, 이 중 통신사는 SKT가 유일하다.
미 정부는 참여 대상 확대 후 불과 열흘 만인 지난 12일 국가안보를 근거로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모든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차단하라고 앤트로픽에 지시했고, 앤트로픽은 즉시 서비스를 중단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두 모델이 중국·러시아 등 우려국의 군·정보기관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외신은 중국과 연계된 그룹이 모델의 보안장치를 우회해 접근한 사실이 차단 조치의 발단이 됐다고 전했다.
다만 차단 배경을 둘러싼 해석은 엇갈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에게 아마존 연구진이 페이블5에서 사이버 공격 관련 정보를 끌어낸 사실을 전달한 것이 조치의 발단이 됐다고 보도해, 중국 연계설과는 다른 배경을 제시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AI 정책을 담당했던 딘 볼은 중국에는 첨단 반도체 수출을 일부 허용하면서 영국 등 동맹국 국민의 모델 접근까지 막은 조치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SKT는 중국과의 연계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글래스윙 합류와 미토스 조기 접근권 획득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2023년 8월 앤트로픽에 1억달러를 전략적으로 투자한 만큼,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의심받는 상황 자체가 곤혹스럽다는 분위기다.
SKT 관계자는 “익명 제보자의 제보가 SKT를 지칭하는 지도 모르겠고, 어떤 사실관계도 확인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중국과는 어떠한 관계도 갖고 있지 않으며, 백악관의 입장이라는 내용 조차도 의구심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통신사가 미국 정부로부터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의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LG유플러스가 화웨이 5G·LTE 장비를 도입했다는 이유로 안보 우려의 대상으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표한 데 이어, 미 의회에서는 중국산 통신장비를 쓰는 국가에 대한 군사협력 재검토 법안까지 거론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안 역시 미·중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 기업이 또다시 안보 리스크의 한복판에 놓인 사례로 거론된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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