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오늘은 '손'이 넣는다

  • 태극전사 오전 10시 멕시코전

  • 72년 묵은 '2차전 무승 징크스' 극복… 승리하면 32강 조기 확정

  • 핵심은 중원 싸움… 손흥민의 '날카로운 역습 한 방'으로 승부수

  • 1차 체코전 승리의 주역 오현규·황인범·이강인에게도 기대감 커져

2026 북중미 월드컵 1차전에서 승리하고 멕시코와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14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팀 훈련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1차전에서 승리하고 멕시코와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14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팀 훈련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머쥔 홍명보호가 대회 최대 고비로 꼽히는 2차전에 출격한다.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던 '2차전 무승 징크스'를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대회 A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2일 1차전 체코전 승리(2대 1)로 32강행 5부 능선을 넘었지만, 멕시코전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 2위 확보를 위해서는 무승부를 넘어 승리가 필요하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며 손흥민에게 손짓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며 손흥민에게 손짓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2년 동안 못 깬 '2차전 징크스'

한국 축구는 그동안 11차례 월드컵 본선에 출전해 3차례 토너먼트 진출과 통산 7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독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역대 월드컵 2차전 성적은 4무 7패로 승률 0%다. 4강 신화를 작성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에도 미국과 1대 1로 비겼고, 2006년 독일 대회 프랑스전 1대 1 무승부 이후로는 4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2차전만 되면 반복됐던 대량 실점과 선제골 허용이다. 한국은 역대 11번의 2차전에서 10골을 넣는 동안 무려 31골을 내주며 경기당 평균 3점에 육박하는 실점을 기록했다. 1994년 미국 대회 볼리비아전(0대 0 무)을 제외한 나머지 10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내주며 경기 내내 끌려가는 답답한 승부를 펼쳤다.

이번 2차전 상대인 멕시코 역시 쉽지 않은 팀이다. 공동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있는 멕시코는 FIFA 랭킹 13위로 한국(21위)보다 높다. 한국은 멕시코와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15전 4승 3무 8패로 열세다. 월드컵 본선 맞대결에서도 1998년(1대 3 패)과 2018년(1대 2 패) 두 차례 만나 모두 무릎을 꿇었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슛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슛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멕시코전 핵심은 '중원 싸움'…손흥민 득점 기대

하지만 전문가는 멕시코의 전력이 과거와 다르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며, 철저한 맞춤 전술로 승산이 있다고 봤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16일 본지와 통화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을 보니 멕시코가 생각했던 것만큼 전력이 강하지 않았다. 멕시코 특유의 빠른 속도와 전방 압박은 여전했지만, 완성도는 예전 월드컵에서 보여준 수준은 아니었다"고 짚었다.

멕시코전의 핵심은 '중원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홈팀인 멕시코는 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밀고 들어올 것이다. 이때 멕시코의 미드필더진을 상대로 중원 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면서 "한국이 3-4-3 전형을 가동할 경우 수비 시 5백으로 물러서면 중원에 숫자가 부족해진다. 측면 윙백들이 유연하게 미드필더 싸움에 가담해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격에서는 '캡틴' 손흥민(LAFC)의 발끝에 거는 기대가 크다. 손흥민은 2018년 러시아 대회 멕시코전 만회골에 이어 지난해 9월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도 동점골을 터뜨리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 위원은 "멕시코가 수비 라인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는 그 뒷공간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역습으로 맞서야 한다. 속도가 뛰어난 손흥민이 역습 상황에서 제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며 "손흥민이 첫 경기 체코전에서는 득점 기회를 조금 놓쳤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몸 상태가 계속 올라올 것이다. 멕시코전부터 우리가 알던 손흥민의 진짜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조별리그 2연승을 올리는 역사를 쓴다. 아울러 32강 토너먼트 진출의 절대적 우위도 점하게 된다. 3차전 남아공전 결과와 관계없이 32강행 티켓을 사실상 거머쥐게 되며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 지을 수 있다. 조 1위로 진출할 경우 대진운과 이동 등이 수월해져 16강행도 한층 밝아진다.

김 위원은 "조 2위를 기록해 다른 지역에서 32강 일정을 소화하는 것보다 1위를 차지해 멕시코에서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만약 멕시코전에서 패한다면 분위기가 꺾여 남아공전 승리마저 불투명해질 수 있다"며 "32강 토너먼트부터는 어떤 팀을 만나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조 2위로 수월한 대진을 노리는 계산은 무의미하다. 월드컵 무대에선 한 번 탄 좋은 기세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홍명보 감독의 훈련 지시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홍명보 감독의 훈련 지시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상 첫 월드컵 '한일전' 성사 가능성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일본과 월드컵 본선 무대 사상 최초로 맞붙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대진표상 한국과 일본이 토너먼트에서 격돌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가장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한국이 A조 2위, 일본이 F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그림이다. 일본이 조 1위를 차지하고 한국이 조 2위에 오른 뒤 나란히 32강 관문을 넘는다면 16강에서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이 펼쳐진다. 지난 16일 네덜란드와 2대 2 무승부를 기록한 일본은 21일 튀니지, 26일 스웨덴과 차례로 맞붙는다.

한국이 A조 1위, 일본이 F조 3위를 기록할 경우에는 32강에서 곧바로 한일전이 성사될 수 있다. 대진표상 A조 1위는 C·E·F·H·I조 3위 팀 중 한 곳과 32강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이 각 조 3위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획득해야 하는 만큼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따른 변수가 존재한다. 반면 두 팀 모두 조 3위 와일드카드로 32강에 턱걸이하는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가장 낮다. 이 경우 한국은 G조 1위, 일본은 D조 1위 등 강호들을 꺾어야만 16강에서 만날 수 있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 한일전 성사 가능성에 대해 김 위원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선 일본의 전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토너먼트에서 다른 팀을 만나는 것보다 일본과 대결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확률로 따져보면 한일전에서 일본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본의 선전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다. 자신들의 능력으로 합당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스페인이나 프랑스와 같은 강팀들도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경기 내용이 훌륭하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