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랙리스트는 中 첨단기업 명예의 전당" 中 관영매체 비판

  • 美, 알리바바·BYD등 中기업 188곳 블랙리스트 지정

  • 中환구시보 "中기술발전에 대한 美불안감 드러내"

  • 中 외교부·기업 반발…"부당한 탄압 중단하라"

지난 2025년 중국 베이징서 열린 국제공급망박람회장에서 참관객이 알리바바 부스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지난 2025년 중국 베이징서 열린 국제공급망박람회장에서 참관객이 알리바바 부스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 국방부의 중국군 연계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을 두고 사실상 중국 첨단기술 기업들의 '명예의 전당'이 됐다고 비꼬았다. 최근 미국 국방부가 알리바바와 바이두, 비야디(BYD) 등 중국 하이테크 기업 188곳을 명단에 추가한 데 대한 반발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0일자 '미국은 중국군 관련 블랙리스트라는 황당한 소동은 이제 중단할 때다'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미국 국방부의 블랙리스트 대상 범위는 인공지능(AI), 전자상거래,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로봇, 바이오의약까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평은 특히 올해 명단에 중국 첨단 제조업과 신흥 기술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이 대거 포함된 점을 거론하며 "중국의 신질생산력을 보여주는 '명예의 전당'과 비슷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자 세계 무역 및 시장 규칙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라고 비난했다.

사평은 "블랙리스트 대상에는 군대와 관련이 없는 전자상거래·검색 엔진·전기차 등 업체는 물론, AI·클라우드 컴퓨팅·배터리 등 기업도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군 연루',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며 명단 선정 기준의 자의성과 부조리함을 꼬집었다.

이어 "중국 기술기업이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사실만으로도 군 관련 기업으로 분류된다"며 "이는 미국이 특정 기업이 아닌 중국 기술 산업 전반을 전략적 경쟁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미국 국방부의 블랙리스트가 역설적으로 중국 기술력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을 드러낸다고도 평가했다. "블랙리스트는 본질적으로 중국의 기술 발전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중국의 핵심 경쟁력에 대한 미국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또 명단 범위가 갈수록 확대되는 현상은 특정 중국 기업을 겨냥한 미국의 압박 전략이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사평은 "이는 단기적으로는 경쟁업체에 압박을 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개방성과 혁신 효율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방부는 안보를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국제 비즈니스 협력을 방해하고 국제 무역 질서를 교란하며 세계 경제에 인위적인 위험을 가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는 중국 기업들이 기술 장벽과 외부 봉쇄를 극복해 온 성과와 신질생산력 분야에서의 도약을 기록하는 증거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국방부는 8일(현지시각) 알리바바와 바이두, 비야디 등을 중국군 연계 기업 명단에 추가했다. 이 명단에 포함된다고 해서 즉각적인 제재나 수출 통제 조치가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미국 국방부 조달 사업이나 계약 체결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미국 정부 기관과 군수 공급망에 해당 기업들에 경고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9일 "미국이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고 중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대응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알리바바는 홍콩거래소 공시를 통해 "회사를 블랙리스트에 포함할 근거가 전혀 없다"며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자사는 미국 군사 조달과 무관한 만큼 이번 조치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 운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도 "회사와 모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법적 조치를 포함해 블랙리스트 등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야디와 바이두 역시 자사는 중국 군수기업이나 군민융합기업도 아니므로 해당 목록에 포함된 데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