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 닷새 새 5591억원 불어난 '마통'…빚투 수요 반영됐나

  • 두 달 줄었던 마통, 10월부터 증가세

  • 개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루 2.1조 순매수

  • 주가 추가 하락 땐 투자 손실에 이자 부담까지

코스피 8대 급락에 서킷브레이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6일 코스피가 8 넘게 급락해 장중 5000선이 무너졌다
    지수는 전장보다 12054포인트224 내린 526326으로 개장한 뒤 낙폭을 확대해 9시 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7189포인트876 하락한 491191까지 떨어지며 매매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화면에 표시된 코스피 202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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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화면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빚을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산 30대 직장인 A씨는 급락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봤다. 눈여겨보던 종목의 주가가 올해 초 수준으로 내려가자 이자 부담을 감수하고 마이너스통장으로 투자금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그는 "여윳돈이라면 기다리겠지만 빌린 돈으로 투자한 만큼 주가가 더 떨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이달 들어 닷새 만에 5591억원 불어났다. 지난달 전체 증가액 중 약 90%에 달한다. 주가 하락을 틈타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 수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합산 잔액은 지난 5일 44조15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43조5950억원)보다 5591억원(1.28%) 늘어난 것이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7월 말 44조1732억원에서 8월 말 43조9570억원, 9월 말 42조9719억원으로 두 달 연속 줄었다가 지난달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을 때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늘었던 전례에 비춰보면 이번에도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 수요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급락장에서도 반도체주를 쓸어 담았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을 집계한 5일 기준 코스피는 5.28% 떨어졌으나 이날 개인은 삼성전자 1조2277억원, SK하이닉스 8902억원 등 두 종목을 합쳐 2조117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문제는 저가라고 판단한 주가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빌린 돈으로 투자했다면 주식 손실에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예를 들어 5대 은행이 9월 취급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연 5.48%다. 1000만원을 빌려 석 달간 사용하면 이자만 약 13만70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빌린 돈 전액을 주식에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주가가 5% 떨어진다면 주식 가치 감소분 50만원까지 더해 약 63만7000원을 잃게 된다. 빌린 돈이 많을수록 같은 하락률에도 손실액과 이자 부담은 커진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빚투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맞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여파는 이자 부담 누적, 손실을 감수한 매도 등 다른 쪽으로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