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특검' 출범 수순…李 국정동력 가를 '양날의 검' 되나

  • 위법 수사 확인 땐 사법리스크 반전…'셀프 구제' 인식 굳어지면 중도층 역풍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6개를 포함한 이른바 ‘조작기소 특별검사’가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출범 수순에 들어갔다. 특검 수사로 검찰의 위법·부당한 수사 정황이 확인될 경우 이 대통령은 장기간 발목을 잡아온 사법리스크를 뒤집을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반대로 특검이 대통령의 재판 부담을 덜기 위한 ‘셀프 구제’로 비칠 경우 중도층 이탈과 국정동력 저하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장 200일 동안 이어질 특검 수사가 향후 정국 주도권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10일 ‘윤석열 정권 국가기관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이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시행 이후 국회의장의 임명 요청과 대통령의 추천 의뢰, 각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거쳐 이달 하순께 특검 인선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 법안에 따르면 특검팀은 준비 기간을 포함해 최장 200일 동안 수사할 수 있다. 수사가 연말 예산·인사 정국을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특검의 인선과 수사 범위, 결과 발표 때마다 여야의 충돌이 반복되면 대통령의 민생·경제 행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성인 1001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2%포인트 오른 41%, 부정 평가는 50%였다. 중도층의 긍정 평가는 42%였으며, 부정 평가 이유에는 부동산과 경제·민생, 안보 문제에 이어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도 포함됐다. 지지율이 40%대를 회복했지만 사법 문제는 여전히 취약 지점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해당 조사는 지난 3~5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9.7%다.
 
특검 수사가 검찰의 증거 조작이나 진술 회유, 무리한 법리 적용을 확인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야권의 사법리스크 공세를 검찰권 남용 문제로 전환하고 국정 운영의 부담을 덜 기회를 얻는 것이다.
 
다만 이 대통령이 자신의 사건을 수사할 특검을 직접 임명하는 구조는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검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후보자를 한 명씩 추천하고 이 대통령이 이들 가운데 한 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수사 대상 12개 가운데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과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송금, 위증교사 등 6개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다.
 
인선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 시비가 불거지거나 특검이 기존 재판에 개입하려 한다는 인상을 줄 경우, 야권에서 주장하는 ‘셀프 방탄’ 주장이 힘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착수한 가운데 특검 문제가 예산안 심사와 주요 인사청문회까지 덮으면 청와대도 정국 운영의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기존 재판의 이첩이나 공소 유지 여부를 특검이 직접 판단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고, 조작수사 의혹의 진상규명에만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제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서는 특검의 공소취소 및 기존 사건 이첩 요구와 관련된 조항이 빠졌다. 대통령 개인의 재판을 정리하기 위한 특검이라는 논란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개인을 위한 수사라는 인식이 굳어지면 최근의 지지율 반등세가 꺾이고 야권에 정국 주도권을 내주는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조작기소 특검은 이재명 정부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론 상으로는 민생과 거리가 있는 대통령 개인의 문제로 인식되는 경향도 강하다”며 “수사 결과 실제 조작 기소가 확인되면 검찰의 책임이 부각되면서 이 대통령도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지만, 별다른 내용 없이 공소 취소 논의로만 이어지면 정부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