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의회 출범 앞두고 속도전 가능성
민주당, 이란전 견제 나서지만…트럼프 외교·안보 재량권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참패에도 관세와 이란 전쟁 등 핵심 정책을 고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민주당이 내년 1월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권을 활용해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향후 2년간 행정명령 활용 계획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많은 일을 할 것"이라며 "1주일, 2주일간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 내 3000여개의 공장과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면서 "내가 지금 관세를 없앤다면 이 공장들은 전부 건설이 중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이유는 최대 50~250%에 달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건설하지 않을 경우 최고 3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그는 이란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와 추가 공격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가능하면 나머지를 파괴하고 싶지 않지만 아마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미 민주당의 의회 장악에 대비해 대통령 권한을 활용한 정책 추진 방안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 4월부터 의회 승인 없이 추진할 수 있는 행정조치를 검토해왔다. 검토 대상에는 관세와 이민 규제, 주택정책, 연방정부 지출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새 의회 출범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철회하고 이란전쟁을 통제하기 위한 입법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의회 차원의 정책 변경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외교·안보 분야, 대통령 재량권 커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대통령의 재량권이 여전히 크다. 따라서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 동안 이란과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중국 등 주요 국제 현안에서 광범위한 권한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로럴 랩 미국·북미 프로그램 책임자는 CNBC에 "감독과 조사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제약을 받는 대통령을 보게 되겠지만, 외교정책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재량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의회 조사권과 예산권 등을 활용해 이란전쟁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무력화하려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란전쟁의 향방을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마지막 폭격을 감행한 뒤 2027년까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미국 국제정책센터(CIP)의 이란 전문가 시나 투시는 "군사적 긴장 고조는 승리로 이어질 명확한 경로를 제공하지 못하며,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심판하게 만든 경제적 불만을 오히려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정책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주도 의회 간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유럽 동맹국과의 관계 회복을 추진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단한 직접 지원을 재개하기 위해 공화당 의원들의 협조도 구할 방침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에 유리한 종전 합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슈미딩 이코노미스트는 중간선거 패배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영향력이 약화하면 이러한 위험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의회 권력 구도의 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근본적인 제약을 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GMF)의 J.C. 린체니히 객원 선임연구원은 CNBC에 "이번 선거가 바꾼 것은 의회이지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막대한 권력과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레임덕 국면에 접어들면 국내 정치보다 외교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남은 임기 동안 외교적 성과를 통해 역사적 유산을 남기기 위해 더욱 과감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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