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스페이스X 400억 달러 AI칩 자금조달 순항할까

  • 골드만삭스·아폴로, GPU 금융상품 투자자 물색

  • AI 투자 규제 환경 변화 변수…데이터센터 반대 여론도

스페이스X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X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400억 달러(약 53조60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금융 조달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아폴로가 본격적인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AI 산업을 둘러싼 규제와 투자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서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는 스페이스X의 약 400억 달러 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금융계약을 여러 대출·채권 상품으로 나눠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스페이스X는 이번 금융 거래가 GPU 금융조달 방식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거래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일부 투자자에게 공식적인 대출 신디케이션(여러 금융기관 등에 대출을 분산 판매하는 절차)이 시작되기도 전에 참여 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고도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식 신디케이션 절차는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금융조달은 스페이스X가 반도체를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닌, 아폴로가 지원하는 아틀라스SP 산하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엔비디아의 GPU를 매입하고 이를 위한 자금을 대출과 채권 발행으로 조달하는 구조다.

스페이스X는 SPV를 통해 GPU 구매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관련 부채가 자사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되는 것을 피하고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스페이스X는 GPU를 5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엔 스페이스X가 장비 상태나 사고, 불가항력적 상황과 관계없이 임대료를 '절대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I 사업이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임대료 지급 의무가 계속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재무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이번 금융조달로 마련한 약 400억 달러의 부채와 70억 달러의 리스 선급금으로 총 473억 달러 규모의 GPU 장비를 구매한다. 구매 대상은 엔비디아의 최신 루빈 GPU로, 해당 반도체는 2027년 상반기 공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AI 산업을 둘러싼 투자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AI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 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시장의 의구심이 커진 데다가 미국 중간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AI 산업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은 이번 선거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미국 10개 주(州) 3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혹은 중단 방안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했는데,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에 찬성하는 표가 우세했다. 특히 미국 데이터센터가 몰려 있는 텍사스주를 비롯한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환경 영향 등을 둘러싸고 주민들의 반발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