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 지원·러 압박 강화해야"…러시아 "트럼프 평화 노력 지속 희망"
이란 "트럼프에 정치적 패배 안겨"…독일 "의회 우회한 국정 운영 계속될 것"
日 "미일 동맹은 외교·안보 초석"…中 "美 내정 문제, 정상 합의 이행 기대"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각국 정부와 주요 정치인들은 전날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우크라이나와 이란 전쟁, 국제 무역, 안보 정책 등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표현하고 있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계 각국, 美 외교정책 변화 촉구
유럽연합(EU)은 민주당이 장악한 새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를 기대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새로운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를 바란다"며 EU와 미국이 함께할 때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하는 데 훨씬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도 이번 선거 결과를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노선 변경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기후·환경, 외교정책, 개발구호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보다는 우리에게 더 가까운 목소리가 미국 정치에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온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어제 미국민은 사람들을 더 빈곤하게 만들 뿐인 정책에 반대하는 투표를 했다"며 "증오에 대한 반대, 성차별주의에 대한 반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데 대한 반대, 엘리트 계층의 특권에 대한 반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브라질에서도 일어났고, 방금 미국에서도 일어났다"며 "스페인에서도 곧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미국 의회의 권력 구도 변화가 양국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민주당의 승리가 "국제관계에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국제사회가 생활비 부담 완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넘 총리는 이날 영연방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앤티가바부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제 전 세계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 즉 생활비 문제를 중심으로 단결할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전쟁과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생활비 부담을 낮추기 어렵다며 전쟁 종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외교정책 변화 회의론
반면 민주당의 압승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도 나왔다.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서 "솔직히 말해 지난 2년 동안 트럼프는 대부분 의회를 우회해 국정을 운영해왔다. 이제 와서 무엇이 달라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행정명령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런 방식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라하의 트럼프'로 불리는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는 탄핵과 거부권, 일종의 마비 상태가 될 수도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도 원하는 대로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가 마침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캐나다는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대미 경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도미니크 르블랑 캐나다 대미 무역 담당 장관은 "우리는 당연히 미국의 선거 결과를 주목했다"면서도 향후 무역협상 상대는 민주당이 장악할 의회가 아닌 트럼프 행정부라는 점을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종전 중재가 계속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는 그가 평화 중재 노력을 계속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미국의 정치 구도 변화와 관계없이 대미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메네이는 "패권 체제의 행동이 정당이나 정치 계파의 변화로 달라질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품고 있거나, 미국에 양보하면 이란 국민에 대한 적대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상상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는 심각한 착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미국과 기존 관계 유지 '방점'
아시아에서는 미국과의 기존 외교·안보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 나왔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미일 동맹은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일 동맹이 일본의 국익을 극대화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미국의 내정 문제"라며 직접적인 평가를 피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양국 정상 간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소통 강화와 이견 관리, 협력 확대를 통해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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