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무효형에 국민의힘 397억 반환 위기…당사 매각설까지

  • 재산 규모 1300억원으로 알려져…현금 비중 적어

  • '절윤'·'李 재판 촉구' 등 전화위복 계기 될 수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국민의힘이 2022년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 약 397억원을 반환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선거비용을 반환하게 되면 당 재정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대선 후보의 사법적 책임이 정당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재정적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재산은 약 13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대법원에서 윤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면 당 재산의 30%가량을 반환해야 하는 셈이다.

윤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이 국민의힘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직선거법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죄로 징역형 또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을 무효로 하고, 대통령선거의 정당추천 후보자가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확정받으면 해당 정당이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보유한 재산 가운데 현금·예금이 100억원가량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재정적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환 금액 자체도 상당하지만, 선거비용을 돌려주기 위해 대규모 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국민의힘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매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는 이유다. 과거 한나라당도 2002년 대선 불법자금 파문 당시 당사를 매각하고 천막 당사를 설치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돼 선거비용을 반환하게 되더라도 당 재정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장의 재정 부담은 불가피하겠지만 당사를 매각하거나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선거비용 반환을 계기로 윤 전 대통령과 당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현재 멈춰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재개를 압박하며 대여 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24년 11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5월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공판기일이 추후 지정된 상태다. 향후 이 대통령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확정 판결을 받는다면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의 당선무효형 선고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사필귀정’이라는 평가와 함께 국민의힘이 선거비용을 즉각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거짓말로 국민의 선택을 왜곡한 후보를 내세운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국민의힘은 즉각 국민 앞에 사죄하고 397억원을 당장 국민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선임대변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397억원에 대한 보전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 대한 가압류 등 보전 절차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 대통령과 윤 전 대통령 사건의 형평성을 강조하며 공세의 소재로 삼으려는 모습이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개별 재판에 대해 일일이 당의 입장을 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견을 전제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도 즉각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선고 직후 상고 의사를 밝혔다. 대법원 판단은 이르면 내년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