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트럼프 국정운영 중간평가…상·하원 다수당 놓고 양당 격돌

  • 이란 전쟁, 관세 등으로 물가 상승 등 공화당에 악재

3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최대 도시 앵커리지에 있는 한 투표소가 유권자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최대 도시 앵커리지에 있는 한 투표소가 유권자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중간선거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435석 전원과 상원 100석 중 35석, 주지사 등을 선출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 절반이 지나 실시되는 이번 선거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영국 파이낸셜타임스ㆍFT)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FT는 현행 의회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놓고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등 물가가 상승하면서 경제 문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캔자스·메인·오하이오 등 격전지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현행 상원 의석(47석)을 유지하고 4석을 탈환하면 상원 다수당이 된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의 승리가 예견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주된 키워드는 생활비다. NYT는 "대통령 선거가 미래에 대한 비전에 관한 것이라면, 중간선거는 유권자들이 대통령과 의회, 국가 경제에 대해 평가하는 기회"라면서 "미 전역에서 임대료, 공과금, 휘발유, 식품, 할로윈 사탕 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많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하고, 관세 정책으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오른 것 역시 집권 공화당에는 악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찬성하는 강성 지지층은 견고하다. NYT와 인터뷰한 한 지지자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보기 위해 오하이오에서 켄터키까지 차를 몰고 오느라 기름값 100달러(약 13만4000원)를 썼다고 밝히면서 "인플레가 느껴지지만 미국인을 돕기 위해서라면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중부와 남부 등에 있는 격전지를 두고 관심이 높다. 그중에서 중부 아이오와는 2011년부터 공화당 소속 주지사를 배출한 곳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롭 샌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왔다. 최근 NYT·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는 롭 샌드 후보가 51%, 공화당 잭 란 후보가 43%를 기록했다. 매번 대선에서 아이오와 코커스로 주목받으며 민심의 풍향계로 자리매김해 온 아이오와 민심의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아이오와에서는 최근 3번의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다.

ABC 방송은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네브래스카·미시시피 등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세인 지역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이들 지역은 1982년 이후 공화당이 상원 의석을 차지해 왔는데,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CNBC 방송은 이번 중간선거로 민주당이 상하원 중 최소 한 곳 이상을 장악할 경우 미 정치는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주요 예산이나 정책 변경 등에서 초당적 협력이 필수적이며, 예산, 국방비, 정부 부채한도 증액 등에서 협상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남은 임기를 비교적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