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면 다음 날 입금"…주식 결제주기 2028년부터 'T+1'로 바뀐다

결제주기 단축 계획안
결제주기 단축 계획안

국내 증권시장 결제주기가 이르면 2028년부터 기존 2거래일(T+2)에서 1거래일(T+1)로 단축된다. 당초 목표로 했던 '내년 하반기'보다 도입 시기가 늦춰졌다. 외국인투자자의 시차·환전 우려, 금융업계 시스템 개편 부담을 두루 고려해서다. 이에 따라 1972년 도입된 현행 결제체계는 56년 만에 개편될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시장 결제주기를 현행 T+2(거래일 이후 2영업일)에서 T+1(1영업일)로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 초안을 공동 발표했다. 이를 위해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과 투자자 편익 제고 등 8대 분야 22개 과제를 추진한다.

현재 국내 증권시장에서 월요일 주식을 매도하면 수요일에 대금을 받을 수 있다. 결제주기가 단축되면 화요일부터 인출할 수 있게 된다. 주식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에도 T+1 결제체계가 적용된다.

결제주기가 개편되면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대금을 하루 빨리 납부해야 한다. 미수거래 대금 납부 시점은 T+2에서 T+1로, 미수금 미납에 따른 반대매매 시점은 T+3에서 T+2로 각각 앞당겨진다. 투자자의 자금 운용 편의가 높아지는 동시에 미수거래에 따른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거래소는 반대매매 증가 가능성 등 개인투자자 보호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 분석이나 시뮬레이션은 아직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제도 도입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전반의 편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2027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은 2028년 1분기까지 전산개발과 업무체계 개편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후 최소 6개월간 통합테스트를 거쳐 2028년 중 전환을 추진한다.

박상욱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은 "현재 6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고 기관별 준비 역량과 여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확정적인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가시적인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어 해당 일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거래소 등은 당초 결제주기를 내년 하반기부터 개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관련 인프라 확충 부담과 외국인 투자자의 결제 부담을 고려해 시행시기를 늦췄다. 거래소 등이 해외 증권사와 보관기관, 투자자 등 32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4.4%는 2028년 하반기 이후 전환을 희망했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T+1로 전환할 경우 한국 시장 투자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응답도 나왔다. 

이와 관련, 미국은 2024년 5월 T+1 결제체계로 전환했고 유럽연합(EU)과 영국은 2027년 10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콩은 당초 2027년 하반기였던 전환 목표를 2028년 하반기로 연기했다. 박 본부장은 "홍콩의 결제주기 단축 일정 연기도 고려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준비 여건"이라며 "최종 시행 시점은 업계의 준비 상황과 통합 테스트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제주기 단축에 앞서 개인투자자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시행된다. 현재 연 7.5~10% 수준인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를 5% 후반대로 낮추는 방안이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은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가 결제일 전에 대금을 미리 받기 위해 이용하는 단기 대출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키움증권은 오는 20일부터 관련 상품을 출시한다. 유관기관은 금리가 5% 중후반 수준으로 낮아질 경우 투자자의 이자 부담이 약 25%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상품이 12개 증권사로 확대되면 연간 약 150억원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김희문 한국증권금융 기관금융본부장은 "금리는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라며 "11월 시행하는 증권사들은 기존 금리보다 약 25% 낮은 수준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