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표류하는 티빙·웨이브 합병..."운영 비용 절감" VS "합쳐도 실익 의문"

  • 합병 찬성, 운영 비용 절감 통한 콘텐츠 투자 여력 확보

  • 합병 반대, 3년 전과 시장 환경 달라져…실익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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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3년째 표류하는 가운데 합병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콘텐츠 경쟁력과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달라진 시장 환경에서의 합병 실익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놓고 이해 당사자들이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지난 2023년 12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병 논의를 시작한 지 만 3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합병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 협력은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하나의 요금제로 양사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이용권'을 선보였고, 지난 3월부터는 매주 월요일마다 주요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합병 필요성과 실익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합병으로 콘텐츠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시장 환경이 달라진 만큼 합병에 따른 효과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합병 필요성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합병을 통해 플랫폼 운영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이용자들이 각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두 플랫폼을 합치면 콘텐츠 투자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한정된 재원을 신규 콘텐츠 제작에 집중해 투자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합병 논의가 시작된 이후 시장 환경이 달라진 만큼 사업적 실익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콘텐츠 제작비와 운영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두 서비스를 합친다고 가입자 수익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합병 주요 주주인 박윤영 KT 대표도 지난 7월 "콘텐츠 시장이 변하고 있는 만큼 산업, 회사, 이익 등 따져볼 것이 많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미 통합 이용권, 콘텐츠 교류를 통해 협력으로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합병 없이도 일부 콘텐츠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지분 구조 조정, 서비스 통합에 드는 비용을 감수할 만큼 추가 효과가 있을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콘텐츠 시장 성장세 둔화도 합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글로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지난달 전체 직원의 6%에 해당하는 약 1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물론 가입자 성장세도 꺾였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22년 이후 넷플릭스가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구조조정이다. 

합병 이후 해외 사업 방향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과제다. 넷플릭스처럼 해외에서 독자 플랫폼을 운영하고 가입자를 확보할 필요가 있지만 SBS, JTBC를 비롯한 국내 방송사업자들 대다수가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에 협력하고 있어 통합 OTT의 해외 직접 진출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에서 사업자가 돈을 버는 건 콘텐츠 유통"이라며 "티빙과 웨이브 역시 해외 직진출을 통해 플랫폼 운영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하지만 현재 구조는 해외 직접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티빙·웨이브 합병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