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스템 취약점 재점검…내년 보안 투자 확대
북한 IP 접근에 경계…우회 공격도 상시 감시
"해킹의 대중화 시대"…은행 방어도 'AI 대 AI'

서울 시내 한 건물 내에 설치된 은행 ATM.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가 저축은행과 가상자산업계에 이어 보험·금융투자업계로까지 번지면서 은행들이 다시 보안 점검에 나섰다. 기존 방어 체계를 재점검하고 내년도 정보보호 예산을 늘리는 등 추가 공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잇따른 금융권 침해사고를 계기로 주요 시스템의 취약점과 사고 대응 체계를 살펴보고 있다.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과 인증·접근통제 기능을 집중 점검하고, 실제 공격기법을 활용한 검증 역량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365일·24시간 보안관제를 수행 중이며, 보안 사고 발생 시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비상대응반을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도 정보보호 예산 증액과 맞물려 보안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에 긴장감이 높아진 것은 지난달 말 은행권에서 발생한 침해사고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미래에셋자산운용·대신증권 등 다른 금융업권에서도 피해가 잇따르면서다. 기존 사고로 인한 피해 규모도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정밀 재검증 과정에서 정보 유출 인원 2091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북한의 인터넷주소(IP)를 통한 접근 시도도 경계 대상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1일부터 북한 IP 다수가 금융권을 대상으로 스캔성 접근을 시도한 정황이 탐지됐다고 밝혔다. 스캔성 접근이란 공격할 틈이 있는지 시스템을 훑어보는 탐색 행위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북한 IP를 사전 차단했더라도 IP를 우회해 들어오기 때문에 차단한다고 끝나는 개념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국 역시 북한 IP가 포착됐다는 사실만으로 공격 주체를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보안원은 "공격자의 출발지 IP는 임의로 위·변조가 가능해 북한 IP 대역이 식별됐다는 사실만으로 북한이 직접 감행한 공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 공격이 탐지되면 금융권과 실시간으로 위협정보를 공유하고 사전 차단하는 체계를 상시 가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금융권을 겨냥한 해킹 공격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기존 보안 체계를 넘어 새로운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하면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쉽게 해킹할 수 있는 '해킹의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기존 방화벽을 비롯한 방어 조치들을 우회해 침입자들이 들어오다 보니 기존 방법으로는 막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결국엔 'AI 대 AI'로, 은행권도 이제는 AI를 활용해 위협 탐지와 대응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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