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만가구 공급에도 "심리적 효과"…집값·전세 안정엔 한계

  • 강남3구 하락에도 강북권 상승세 지속

  • 신규 택지 7.7만호 모두 경기…서울은 '0'

서울 종로구 북악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20261001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종로구 북악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2026.10.01[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아파트값이 90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에 7만67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 공급 계획을 내놨다. 다만 이번 공급 대상에 서울은 포함되지 않아 집값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택지가 서울 수요를 얼마나 분산할 수 있을지와 함께 개발 기대가 인근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10월 넷째 주(2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오르며 90주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은 2주 연속 축소됐지만 오름세는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하락세와 강북권의 상승세가 엇갈렸다. 강남구(-0.38%)와 서초구(-0.35%)는 12주 연속 하락했고 송파구(-0.22%)도 8주째 내렸다. 반면 한강 이북 14개 구의 평균 상승률은 0.22%로 서울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성북구(0.39%), 서대문구(0.36%), 종로구(0.35%)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고 강북구와 도봉구도 각각 0.32% 올랐다.

전세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7%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았다. 도봉구(0.34%)와 동대문구(0.32%), 성북구(0.31%) 등에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원은 대단지와 역세권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이날 경기 김포·구리·하남·고양·의정부 등 5개 시의 6곳에 7만67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를 추가 발표했다. 서울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해 수도권 주택 수요를 분산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대책의 관건은 경기지역의 신규 공급이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다. 특히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이끄는 강북권과 외곽 지역의 수요를 분산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서울과 가까운 곳에 공급을 늘리더라도 가격과 생활권 등에서 대체 주거지로 자리 잡아야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발표된 6곳 모두 경기도이고 서울은 단 한 곳도 없다”며 “물량의 절반가량이 김포에 몰려 있어 서울 중저가 지역의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택지가 들어서는 지역의 가격 흐름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구리시 아파트값은 누적 13.46%, 하남시는 13.97% 상승했다. 이번 주에도 각각 0.31%, 0.33% 오르며 서울 평균 상승률(0.09%)을 크게 웃돌았다.

장기적으로는 추가 주택 공급이 이들 지역의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지만, 단기에는 교통망과 상업·문화시설 확충 기대가 인근 기존 주택 가격에 먼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새 주택과 경쟁하는 효과와 기반시설 개선에 따른 입지 가치 상승이 함께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번 주 가격 통계는 신규택지 발표 이전 흐름으로, 대책에 따른 시장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주택 수요를 외곽으로 분산하려면 단순히 택지를 넓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서울 출퇴근이 가능하고 교육·상업·문화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입주가 빨라야 2033년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장의 매매·전세시장 안정 효과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신 교수는 “결국 지금의 전월세난과 매매가에 주는 영향은 심리적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신규택지 발표에 그치지 않고 도심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등 민간 공급에도 물꼬를 터야 주택시장 안정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생활권의 비아파트와 공공임대 공급을 늘리고, 인허가를 마친 민간 주택사업이 실제 착공·준공으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해야 신규택지 입주 전까지의 공급 공백을 줄일 수 있다. 민간 공급 활성화도 새 사업계획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금 조달과 사업성 등 사업 진행을 가로막는 요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함 랩장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전월세 가격을 즉각 안정시키기보다는 중장기 공급 부족 우려와 기대심리를 완화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현재의 전월세 불안에 대응하려면 신규 택지뿐 아니라 도심 정비사업과 공공임대, 비아파트 공급을 병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