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은 9억대, 신규는 15억대…서울 전세 '두 가격표'

  • 올림픽파크포레온 동일 면적, 보증금 중위값 5억2700만원 차이

  • 서울 신규·갱신 격차 7.7%→10.4%…강동구 24.6%로 최대

사진챗GPT이은별 기자
[사진=챗GPT이은별 기자] 
서울 아파트에서 같은 단지·면적이라도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의 전세 보증금이 수억원씩 차이 나는 사례가 나타났다. 올해 7~9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5㎡의 신규 전세 보증금은 중위값 기준 15억2500만원으로 갱신 계약(9억9800만원)보다 5억2700만원 높았다.

신규·갱신 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새로 전세를 구하거나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존 계약을 이어가는 경우와 비교하면 같은 단지·면적의 주택에 들어가는 데도 더 많은 목돈이 필요한 셈이다.

28일 아주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9월 서울 아파트 동일 단지·면적의 신규 전세 보증금은 갱신 계약보다 중위값 기준 6000만원 높았다. 신규·갱신 보증금 격차율의 중위값은 지난해 11~12월 7.7%에서 올해 7~9월 10.4%로 2.7%포인트 확대됐다. 격차가 20%를 초과한 비교 표본은 전체의 24.8%로 약 4분의 1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강동구의 보증금 격차가 24.6%로 가장 컸다. 신규·갱신 보증금 차이는 중위값 기준 1억4000만원이었다. 이어 노원구와 강북구가 각각 17.8%, 송파구 17.0%, 도봉구 16.1% 순으로 서울 전체 중위 격차를 웃돌았다.

강동구에서는 2024년 이후 준공된 신축 아파트에서 큰 격차가 확인됐다. 올해 7~9월 강동헤리티지자이 전용 60㎡의 신규 전세 보증금은 중위값 기준 7억6000만원으로 갱신 계약(4억200만원)보다 3억5800만원, 약 89% 높았다.

격차는 신축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삼익그린2차 전용 67㎡의 신규 전세 보증금은 중위값 기준 6억7000만원으로 갱신 계약(4억5100만원)보다 2억1900만원, 약 49% 높았다. 선사현대 전용 60㎡도 신규 계약 6억6000만원, 갱신 계약 4억8900만원으로 1억7100만원, 약 35% 차이가 났다.

이는 과거 낮은 가격에 체결된 계약의 갱신 보증금과 현재 시세를 반영한 신규 보증금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계약은 보증금 증액이 기존 금액의 5% 이내로 제한되는 반면 신규 계약에는 현재 시세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신규·갱신 보증금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신규 전세 거래도 감소했다. 서울 신규 전세 계약은 지난해 11~12월 월평균 6518건에서 올해 7~9월 3386건으로 48% 줄었다. 다만 비교 기간이 서로 달라 계절적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임대료 상한제를 적용하면 기존 세입자는 시장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유지하게 된다”며 “같은 단지, 같은 층이라도 신규와 갱신 계약의 임대료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앞으로도 신규·갱신 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지속될 수 있다”며 “임차인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매입·건설임대 공급 확대와 주택임대사업자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