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IPO·메타 대규모 증자…AI 수익성 시험대 올라

  • 양사 최대 1950억달러 조달 추진…美 회사채 발행도 역대 최대 전망

  • 앤트로픽 상장 기대에 美·亞 증시 반등…막대한 투자비 부담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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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성장 기대와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을 둘러싼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잇달아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AI 산업의 수익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기업가치를 최대 2조 달러(약 2600조원)로 평가받고 1000억 달러(약 132조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목표가 실현되면 역대 최대 규모의 IPO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앤트로픽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배 이상 증가한 162억8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순손실도 807억4800만 달러로 불어났다. 다만 순손실 대부분은 전환사채 등의 가치 변동에 따른 비현금성 회계 비용으로, 조정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막대한 투자 비용과 성장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를 당초 거론됐던 2조 달러보다 낮은 1조50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타도 같은 날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최대 950억 달러 규모의 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1350억~1450억 달러로 제시했지만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21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AI 개발 경쟁이 자금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채권시장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조달이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1조7600억 달러에 달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의 종전 최고 기록(1억7500억 달러)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전 세계 투자등급 채권시장에서 조달된 AI 관련 자금도 3000억달러를 넘어 지난해 연간 규모의 약 3배에 육박했다.

린지 로스너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멀티섹터 채권투자 책임자는 "우리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법한 자본집약적 기업 투자 사이클을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부터 2031년까지 AI 관련 자본지출이 총 7조6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막대한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기업들의 차입 비용도 상승하고 있다.

그럼에도 앤트로픽의 IPO 추진은 최근 주춤했던 AI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100지수는 1.1%,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8% 상승했다. 27일 아시아 증시에서도 코스피가 장 초반 4% 넘게 급등하고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9% 오르는 등 기술주 중심의 반등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과 별개로 막대한 투자를 뒷받침할 실질적인 수요와 수익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브레이킹뷰스(Breakingviews)는 대규모 자금 조달 능력이 대형 기술기업에 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지만, 자금 확보 자체가 AI 투자의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IPO 연구기관인 IPOX의 루카스 뮐바우어 연구원은 로이터에 "앤트로픽의 IPO는 주요 AI 모델 개발업체들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향후 다른 기업들의 상장뿐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제공하는 기업들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의 성적표가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새글림베네 수석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자본지출이 지속 가능한 사업 수요를 반영하고 있으며, 새로운 인프라가 가동된 이후에도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