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업계 기대…거래 회복·제도 정비 관건

  • 해외 거래정보 확보·신종 거래 과세 기준 정비 과제

  • 거래소도 취득가액 확인·손익 계산 등 신고 지원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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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가상자산 과세의 추가 유예를 검토하면서 업계는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예가 시장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되려면 정부의 과세 인프라 정비와 거래소의 납세 지원 준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시행 시점만 늦추면 해외 거래의 소득 파악과 취득가액 확인 등을 둘러싼 혼선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다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는 전날 관련 보도에 “검토 중이며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추가 유예가 확정되려면 당정 논의와 국회의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업계는 세 부담에 대한 우려를 덜면 위축된 투자심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거래소의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5조4000억원보다 감소했다. 과세 유예는 거래 참여를 망설이는 투자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실제 거래 회복은 가격 흐름과 시장 여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업계가 유예를 요구해온 이유는 투자심리만이 아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지난달 마련한 업권 의견서에는 과세 인프라와 국제 정보교환체계의 검증, 디지털자산 관련 법제와 과세체계의 정합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담겼다.

정부의 핵심 과제는 해외 거래까지 소득을 파악할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한국은 2027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따른 정보교환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국가별 참여 시점에는 차이가 있다. 제도가 가동돼도 주요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자료를 같은 시기에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한 소득도 과세 대상이지만 자료 확보에 격차가 생기면 신고 내용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업계의 해외 자금 이탈 주장 역시 해외 거래가 비과세여서가 아니라 국내외 과세 집행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와 연결된다.

과세 기준과 신고 방식도 구체화해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세원 포착의 한계와 신고·납부 인프라, 다양한 거래유형의 과세 기준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스테이킹·렌딩 등 거래별 소득의 성격과 과세 시점이 명확해야 투자자도 손익을 계산할 수 있다.

거래소의 과제는 거래기록을 제공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이다. 업비트는 현재 앱과 웹에서 거래내역서·잔고증명서 발급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거래소의 거래내역을 받는 것과 여러 거래소·개인 지갑을 거친 자산의 연간 과세소득을 계산하는 것은 별개다.

예컨대 해외 거래소에서 산 코인을 국내 거래소로 옮겨 매도했다면 국내 매도가액만으로는 실제 이익을 알 수 없다. 취득가액 증빙과 이전 내역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국세청은 과세 전 보유 자산의 취득가액 특례 등을 안내하고 있지만, 투자자가 이를 적용할 자료를 확보하도록 돕는 작업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