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무죄로 대권 행보 탄력…장동혁 입지 흔들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법 리스크의 큰 고비를 넘기면서 범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23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이른바 '별의 순간'을 맞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 시장의 부상은 범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 경쟁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오 시장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야권 내 인물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역대 최장수 국민의힘 대표 기록을 눈앞에 둔 장동혁 대표는 당내 비당권파와의 주도권 경쟁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 완화가 보수 진영의 차기 권력 구도와 당내 역학 관계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의원은 최근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1일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한 의원은 18.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8%로 뒤를 이었고, 장 대표와 오 시장은 각각 13.7%, 12.0%를 기록했다.
한 의원은 지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뒤 무소속으로 대여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야권의 공격수'라는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오 시장의 부상은 한 의원이 주도해 온 범야권의 대권 경쟁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 항소심 선고에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오 시장은 다른 주자들과의 격차를 좁히는 흐름을 보였다. 앞서 언급한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한 의원의 적합도는 직전 조사보다 0.1%포인트 하락한 반면, 오 시장은 2.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장 대표와 김 대표도 각각 1.2%포인트, 0.6%포인트 하락했다.
항소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오 시장의 당내 입지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친장동혁 당권파와 친한동훈계 어느 쪽에도 뚜렷하게 기울지 않은 중립지대 의원들이 오 시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오 시장이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만큼 당내 지지 기반을 넓히고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정치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새로운 국민의힘을 만들자'는 기치 아래 오 시장을 향한 당내 쏠림이 나타날 것"이라며 "당내에서는 '오세훈 대권 플랜'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시장의 정치적 재기는 범야권의 대여 투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정 경험과 중도 확장성을 앞세워 당내 영향력을 키우려 할 경우 대여 공세의 무게중심과 보수 진영의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오 시장이 차기 대권 주자로서 영향력을 당 내부로 넓히기 위해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장 대표에게는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강성 지지층에 무게를 두면서 중도층 확장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장 대표로서는 중도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오 시장의 부상이 당내 노선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도·수도권·청년층을 아우르는 이른바 '중수청' 전략을 둘러싸고 당권파와 개혁 보수 진영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은 개인의 사법리스크 완화를 넘어 범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 경쟁과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올랐다. 오 시장이 실제로 당내 지지 기반을 넓혀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울지, 한 의원이 현재의 선두 구도를 지켜낼지, 장 대표가 당내 노선 갈등을 관리하며 주도권을 유지할지가 향후 보수 진영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