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141억 들여 병상 늘렸는데"…국립암센터, 간호사 10명 중 6명 임용 포기

  • 올해 신규 간호사 합격자 330명 중 217명 임용 포기…포기율 65.8% 달해

  • 시설 투자로 부채 급증에도 4년간 환자 입원 지연 1만 7000여 건 발생

  • 박용갑 의원 "시설만큼 사람에 투자해야…복지부가 인력 확보 종합 점검할 때"

국립암센터 사진국립암센터 홈페이지
국립암센터. [사진=국립암센터 홈페이지]
국가 암 관리의 중추 기관인 국립암센터가 수천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시설과 병상을 확충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를 운영할 핵심 인력인 간호사들의 이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 간호사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임용을 포기하고, 기존 숙련 간호사들의 사직률마저 급증하면서 결국 환자들의 입원 지연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암센터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립암센터 신규 간호사 합격자 330명 가운데 실제 임용을 포기한 인원은 217명으로, 임용 포기율이 65.8%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암센터의 간호 인력 이탈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신규 간호사 임용 포기율은 2024년 32.6%에서 2025년 53.4%로 뛰었고, 올해는 65.8%까지 치솟았다.
 
자료박용갑 의원실
[자료=박용갑 의원실]
문제는 신규 인력뿐만이 아니다. 암 환자의 항암제 투여나 통증·면역 저하 관리 등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되는 기존 간호사들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간호사 사직률은 2023년 17.2%, 2024년 16.4%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3.2%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전체 사직자 가운데 경력 3~10년 차 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32.6%에 달해, 암 환자 치료의 질 저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력난이 가중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립암센터는 최근 대규모 빚을 내가며 외형 확장에 열을 올렸다. 올해 2월 완공된 부속병원 본관 리모델링 공사에만 3년여간 1141억 원이 투입됐으며, 최근 4년간 시설·장비 투자액도 총 1755억 원에 이른다.
 
막대한 시설 투자로 국립암센터의 재무 상태는 눈에 띄게 악화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국립암센터의 부채는 2022년 1670억 원에서 지난해 2810억 원으로 68.3% 급증했고, 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 159.2%에서 328.9%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자료박용갑 의원실
[자료=박용갑 의원실]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허가 병상을 560개에서 599개로 늘렸음에도 환자들의 입원 적체 현상은 여전하다. 예정일보다 입원이 늦어진 사례는 2022년 4999건, 2023년 5202건, 2024년 3116건, 지난해 4097건으로 4년간 1만 7414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약 12명의 암 환자가 제때 입원하지 못한 채 평균 2~3일을 더 대기해야 했던 셈이다.
 
이에 대해 국립암센터 측은 "코로나19와 리모델링 공사, 의정 사태에 따른 병상 운영 제한, 간호 인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력 이탈 방지 대책 없이 대규모 신규 채용만 반복하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 운영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립암센터는 당장 지난 15일에도 2027년도 신규 간호직 320명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낸 상태다.
 
박용갑 의원은 "부채 부담까지 늘어나는 가운데 시설과 장비에는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고 병상도 확대됐지만, 환자의 입원 지연은 계속되고 간호 인력의 임용 포기와 사직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중증 암 환자를 진료하는 국가 암 관리 중앙기관의 기능이 흔들리지 않도록 보건복지부가 인력 확보와 처우까지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