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구매 혁신제품, 3건 중 1은 결과 보고 '늑장·미제출'

  • 기한 내 제출률 68.1% 불과…839억 사업 사후관리 '빨간불'

사진챗GPT
[사진=챗GPT]
조달청 예산으로 구매한 혁신 제품 3건 중 1건은 사후 결과 보고서가 기한 내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미제출 사례도 나오면서 정부 예산으로 구매한 제품의 사후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18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혁신 제품 시범 사용 완료보고서의 기한 내 제출률은 68.1%로 집계됐다. 2021년과 2022년 모두 100%였던 제출률은 2023년 97.6%, 2024년 79.1%를 거쳐 지난해 68.1%까지 하락했다. 올해 8월 기준 제출률도 68.3%에 그쳤다.

혁신 제품 시범 구매는 조달청이 혁신 제품을 구매해 수요기관에 제공하면 해당 기관이 현장에서 성능과 품질을 검증하는 사업이다. 수요기관은 시범 사용 종료 후 1개월 이내에 완료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조달청은 제출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품 평가를 진행한다.

기한을 넘겨 제출한 '늑장' 보고서도 급증하는 추세다. 2023년 11건이었던 지연 제출 사례는 지난해 148건으로 약 13.5배 늘었다. 반면 결과 보고서 제출 대상은 2023년 466건, 2024년 464건, 2025년 473건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제출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해 올해 8월 말 기준 미제출 보고서는 총 22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제품의 계약금액은 약 34억원에 달했다.

특히 계약금액 1억원 이상인 미제출 사례는 9건으로, 약 2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미제출 금액의 81.5%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주요 미제출 기관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국립암센터 등 공공기관과 국가기관도 이름을 올렸다.

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조달청의 심의 결과도 성공 일변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달청의 연도별 시범 사업 평가에서 심의 건수 대비 '성공' 판정 비율은 2021년도 100% 이후 매년 90%를 웃돌고 있다. 다만 '미흡' 판정 비율은 2023년 9.3%, 2024년과 2025년에는 모두 1.5%로 급감했다. 올해 8월 기준 0.5%에 그쳤다.

이 가운데 혁신 제품 시범 구매를 위한 예산 규모는 확대되고 있다. 올해 편성된 예산은 839억원으로 지난해 529억원보다 약 1.6배 늘었다. 내년도 정부 혁신 제품 시범 구매 예산안에는 1130억원이 편성됐다.

보고 기한을 넘기거나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수요기관에 실제로 어떤 제재가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만큼 결과 보고서 제출 관리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김상훈 의원은 "혁신 제품 시범 구매 예산은 1년 새 1.6배로 늘었지만, 34억원어치 제품을 사용한 기관들이 완료보고서 22건을 8월 말까지 제출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관리 부실"이라며 "성과 검증도 없이 예산만 늘리는 것은 지원이 아닌 방치"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조달청은 보고 의무를 어긴 기관에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