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화되나…정부, 연내 임금체계 개편 로드맵 추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고용 형태나 성별과 관계없이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 같은 임금을 지급하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제도화하기 위한 로드맵을 연내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오는 12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실현 로드맵 발표를 목표로 전문가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로드맵에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법제화 △임금정보 제공 강화 △초기업 교섭 활성화 등의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노동시장 격차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지난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 및 공무직 처우 개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김 장관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과 공정수당·적정임금 등을 통한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김영훈 장관은 공무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관련해 "구체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8월 12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과 관련해 "중요한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추진이) 어려웠다"며 전담 조직 신설 사실을 밝혔다. 당시 자동차 정비업을 사례로 들어 기업과 관계없이 직무를 분석하고 적정한 임금분포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은 업무가 완전히 같지 않더라도 노동의 가치가 동등하다면 같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노동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에 따른 불합리한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관련 제도의 확대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다. 노동부는 해당 원칙을 근로기준법에도 명시해 보다 폭넓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에는 동일가치노동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과 노력, 책임, 작업조건 등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제도 실현을 위해서는 임금체계 개편이 필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은 직무 가치보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높아지는 연공급 체계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같은 일을 하더라도 근속연수와 고용 형태 등에 따라 임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노동부는 대안 가운데 하나로 직무의 성격과 중요도, 난도 등에 따라 임금을 책정하는 직무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통계를 활용해 직무와 직위, 근속연수 등에 따른 임금분포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기업별로 나뉜 임금체계를 업종별로 조율하기 위한 초기업 교섭 활성화도 과제다. 기업 단위를 넘어 산업·업종별 교섭이 확대되면 유사한 직무의 임금 기준을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 차이가 적지 않다. 노동계는 직무급제 전환이 기존 근로자의 임금 삭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개인의 성과와 숙련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임금 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동부는 향후 노사 의견을 수렴해 법제화와 임금체계 개편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다만 연내 로드맵이 발표되더라도 관련 법률 개정과 노사 협의, 직무평가 기준 마련 등의 후속 절차가 필요한 만큼 실제 임금체계 변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