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적자 2조달러 육박…2021년 이후 최대 규모

미국 연방의회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의회 [사진=AP 연합뉴스]

미국의 2026회계연도 재정적자가 2조달러에 육박하며 5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정부 지출이 세입보다 빠르게 늘어난 데다 국채 이자 비용 증가와 관세 환급 등이 적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16일(현지시간) CNBC와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2026회계연도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1조992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약 12% 늘어난 규모로, 2021년 이후 최대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집행됐던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연간 적자이기도 하다.

미국은 이로써 25년 연속 재정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마지막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01년이다.

세입과 세출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지출 증가 속도가 수입을 웃돌았다. 세출은 7조4000억달러로 전년보다 6% 증가한 반면 세입은 5조4000억달러로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적자 확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국채 이자 비용이다. 국가부채 누적과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자 지급액은 1조3600억달러로 불어나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최대 지출 항목인 사회보장 예산도 1조6700억달러로 늘었으며 메디케어 지출 역시 1조700억달러를 기록했다.

관세 수입도 당초 기대만큼 재정적자 축소에 기여하지 못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관세 환급을 적자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조치 상당 부분을 무효로 판단하면서 정부의 관세 환급이 이어졌다.

미 재무부 관계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전년도 5.8%에서 올해 약 6.2%로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기 침체나 전시 상황이 아닌 시기에도 재정적자가 GDP의 6% 안팎에 달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재정적자를 GDP의 약 3% 수준으로 낮추고 경제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겠다는 베선트 장관의 기존 목표와도 거리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고 공언해왔다. 의회는 연방 공무원 인력과 해외 원조를 줄이고 저소득층 의료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와 연방 식량 지원 프로그램 예산을 축소했다.

그러나 일몰 예정이었던 기존 감세 조치를 연장하고 이민자 추방 정책 예산을 확대하는 등 재정 지출을 늘리거나 세입을 줄이는 정책도 병행했다.

재정적자 확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채 발행 수요와 이자 비용이 늘어나면 향후 재정 운용의 여지가 줄어들 수 있고 국채 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등 민간의 차입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 하우텐은 "내년에도 미국의 재정적자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 적자가 더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