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린 역사 잊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
"말 아닌 행동으로 실천할 때…피해자 명예 회복 최선"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47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부마민주항쟁과 광주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담아내는 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지켜내기 위한 우리 국민들의 피어린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개헌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과 합리적인 토론에 국회가 조속히 나서주기를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며 “5·18 정신과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 하는 것은 여야 없이 모두가 때만 되면 하던 이구동성 아니었습니까.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부마민주항쟁을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의 위대한 이정표 중 하나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47년 전 오늘 부산과 마산에서 시작된 함성은 거대한 독재의 어둠을 뚫고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환하게 밝혔다”며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정의를 온몸으로 외친 부산과 마산의 시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선거권과 권력에 대한 비판의 자유가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유신독재 시절 정치적 반대와 비판이 탄압받고 언론·표현의 자유가 통제됐으며, 긴급조치라는 이름으로 무고한 국민들이 체포·구금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부산대학교 교정에서 시작된 ‘유신 철폐·독재 타도’의 외침이 시민들의 연대를 통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쫓기는 학생들을 숨겨주고 시위대에 빵과 김밥을 건넨 시민들과 퇴근길에 합류한 회사원·노동자들로 남포동과 광복동이 민주주의를 향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고 회고했다.
이어 “정부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탱크와 총칼로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함성은 부산을 넘어 마산까지 들불처럼 번져갔다”며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았던 47년 전 그날의 외침은 마침내 유신독재라는 거대한 벽에 작은 균열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마민주항쟁은 단지 하나의 독재를 끝낸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권력은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고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그 확고한 원칙을 지켜냄으로써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단단한 주춧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부마의 함성과 정신은 80년 오월 광주로, 다시 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그리고 촛불혁명과 12·3 빛의 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시대와 거리의 모습은 달라도 국민주권이라는 뜨거운 열망만큼은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는 지난날 국가권력이 주권자 국민에게 남긴 상처와 아픔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며 “억울한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 오늘의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다음 세대가 살아갈 위대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위해 다시는 국민이 삶을 포기하거나 희생되지 않는 나라여야 한다”며 “주권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데 특별한 용기가 필요하지 않은 나라, 국민이 권력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언제나 국민을 두려워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47년 전 부산과 마산의 시민들이 함께 어깨 걸치고 외쳤던 국민주권이 살아 숨 쉬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향해 우리 모두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하겠다”며 “오늘 우리가 함께 만드는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의 내일을 밝히는 역사적인 등불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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