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8조원 반도체 공장 건설…장비·반도체 조달에 日기업 참여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장비 수주 기대…日은행 달러 조달은 부담
"내 지시에 따라 일본이 210억 달러 투자금을 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발언이다. 관세 인하를 지렛대로 일본에서 끌어낸 돈으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계획을 자신의 성과로 내세웠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경제 실적 과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작 돈을 대는 일본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복잡한 속내가 엿보인다.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GF)는 이날 뉴욕주에 공장 두 곳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미일 관세협상에서 합의한 총 5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3차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최대 210억 달러(약 28조3000억원)다. 먼저 약 100억 달러를 들여 첫 공장을 짓고 2029년 가동 후 두 번째 공장을 세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업으로 건설·공급망 분야에서 2만7000개 이상, 제조업에서 1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업은 일본이 투자금을 대고 미국 기업이 공장을 운영하는 구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일 양국 정부가 특수목적법인(SPV)을 세워 자금을 조달하고 건설과 생산을 관리하며, GF는 인력과 자재 확보 등 운영을 맡는다. 공장 지분은 미일이 함께 보유한다. 새 공장에서는 자동차·산업기기·통신 기반시설 등에 쓰이는 로직 반도체를 생산하며,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와 미국 애플이 초기 고객으로 참여한다.
일본 기업들은 이번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반도체 조달과 장비 수주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르네사스의 시바타 히데토시 사장은 GF 발표문에서 새 공장의 생산능력을 "자사 생산기반의 연장"으로 평가하며, 이번 협력이 장기적인 공급 기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장비를 공급하는 도쿄일렉트론의 가와이 도시키 사장도 미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에 기여하게 된 것을 환영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사업이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첨단 반도체 생산이 대만과 한국에 집중된 가운데 미국 내 생산을 늘려 대만 유사시 등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구마모토 지진으로 규슈 지역 일부 반도체 공장이 가동을 멈췄던 일본으로서는 재해에 따른 공급 차질 위험을 분산하는 이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미 투자에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닛케이는 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 등 일본 3대 은행이 거액의 달러를 장기간 조달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2차 사업의 자금 공급에는 나서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1차 사업에 참여했던 이들 은행 대신 2차 사업에는 달러 자금이 풍부한 미국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가 참여했다.
일본 은행들은 앞서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지난 7월 대형 은행들이 재무성에 달러 조달 지원을 요청했으며, 정부가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외환 관련 특별회계가 보유한 달러를 활용하는 안도 거론됐다. 민간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만으로는 대규모 투자 약속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드러난 것이다.
자금 조달뿐 아니라 투자 결정권과 수익 배분 구조도 논란이다. 미일 투자 합의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투자 대상 사업을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일본은 출자뿐 아니라 융자와 보증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지만,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미국과 어떤 비율로 나눌지는 투자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합의에 따르면 일본이 투입한 자금에 해당하는 일정액을 회수할 때까지 미일이 절반씩 나누고, 그 이후에는 미국 90%, 일본 10%로 배분한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 칼럼을 통해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받아들인 대미 투자 계획 자체를 "상당히 불평등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계 금융기관이 융자·보증·출자를 맡는데도 이익은 트럼프 정권이 가져가고, 사업이 실패하면 일본 국민의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이미 선정된 사업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8월 1차 사업에 포함된 텍사스주 앞바다 원유 수출항 사업(사업자 텍사스 걸프링크)의 허가를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취소하고 재심사하도록 환송했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과 일본무역보험(NEXI)이 이미 융자·보험 계약을 맺은 사업이다. 일본 환경단체 FoE Japan은 두 기관에 자금 집행과 보험 인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지는 이번 사례가 대규모 투자 사업에 따르는 인허가 심사와 소송 위험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이번 반도체 공장 사업에서도 일본 금융기관의 역할과 부담은 남은 쟁점이다. 요미우리신문은 JBIC뿐 아니라 3대 은행도 융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융자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2차 사업에 나서지 않고 정부에 달러 조달 지원을 요청했던 은행들이 어떤 조건으로 다시 자금을 공급하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부담을 지게 될지가 남은 쟁점이다.

![[10/13 LIVE] 천하람 vs 이준석..?! 개혁신당 현재 상황은?ㅣ고금란 개혁신당 대변인 [쎈터뷰]](https://i.ytimg.com/vi/9c1JYGLjMrc/hq720.jpg)



![[LIVE]](https://i.ytimg.com/vi/yNQVYObRVe4/hq72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