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검찰, '한국 정부 대리' 혐의 수미 테리 기소 취하 합의

  • 27일 배심원 재판 앞두고 합의…1년간 韓 정보당국 접촉 금지

탈북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를 제작한 수미 테리 박사가 지난해 11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상영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수미 테리 전 미국 중앙정보국 분석가 [사진=외교부]
미국 법무부가 한국 정부를 위해 미등록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중앙정보국(CIA) 분석가 수미 테리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한국 정부를 위해 비밀리에 활동하고 고가의 선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테리와 기소유예약정(DPA)을 체결했다.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던 테리는 2024년 7월 한국 정부의 미등록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오는 27일부터 배심원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테리의 변호인인 리 월로스키는 성명을 통해 테리가 "수년간 국가에 충실히 봉사해 왔다"며 이번 합의 결과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로스키는 "우리는 그(테리)가 한국 관리들과 교류한 것이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고 북한 및 동아시아 분야의 저명한 미국 전문가로서 수행한 업무의 일환이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뉴욕남부연방지검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2페이지 분량의 서한에서 합의에 이른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 합의가 미국과 테리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DPA는 피고인이 일정 기간 합의 조건을 준수하면 검찰이 기소를 취하하는 조건부 합의 제도다. 이번 합의에 따라 테리는 향후 1년간 한국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접촉할 수 없게 됐다.

테리는 합의 과정에서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의 내용을 한국 정보요원에게 전달하는 등 한국 측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고가의 선물을 받은 사실도 인정했다.

앞서 미 연방검찰은 지난달 말 법원에 제출한 재판 준비 서면에서 테리가 받은 자금이 '국가정보원(NIS) 최고위층'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24년 기소 당시에도 테리가 10여 년간 한국 정보당국 관계자들로부터 고급 식사와 명품 의류, 핸드백, 거액의 연구비 등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공소장에는 한국 정보요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포함됐다.

반면 테리 측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접촉이 대북·한반도 정책 전문가로서 수행한 통상적인 업무의 일환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검찰이 이러한 교류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의 증거로 제시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